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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아침에...
  • 조회 수: 1740, 2007-03-29 11:31:34(2007-03-29)
  • 어제 제자반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좀 출출한 것 같은 생각에 바나나를 하나 먹고 있는데 아내가
    뜬금없이 한마디 합니다. “여보, 예나가 보구싶어..” 그래서 제가 그랬죠 “모야~ 3일밖에 안됐잖아~” 
     “그래두...” “어이구 참~”.... 뭐 이런 심도 얕은 얘기하다가 저는 씻고 자고 아내는 몇 시까지 했는지
    모르지만(우리 집사람 은근히 독합니다. 켁~!) 글을 쓰는 것 같았습니다.

    (대략 새벽 1시쯤 되나요... ㅠㅠ... 제자반이 보통 하루를 살짝 넘기는 1박2일로 진행되거든요...
    회사일 보고 허겁지겁 집에 와서 대충 챙겨먹고 교회에 가서 수요예배 드리고 제자반하고 다시 집에
    와서 또 대충 정비하고 잠자리에 들면...  사실 아침에 일어나기 정말 싫습니다.)

    회사에 도착해서 컴퓨터를 켜고 익스플로러를 더블클릭하면 날마다 솟는 샘물의 오늘의 큐티가
    시작페이지로 뜹니다.
    오늘 말씀은 ‘같은 곳 바라보기’라는 주제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내 잔을 마시고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도 받을 수 있겠느냐? 라는 화두를 던지시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아내의 감정이 저에게 임파테이션 되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딸이
    갑자기 보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멈추고 네이트온 들어가서 딸에게 “딸~ 잘있지? 사랑한다.^^” 이렇게 명랑한 느낌을 담아서
    메시지 보내고 약간 멍청하게 앉아 있으려니까 왠지 나도 모르게 외로워 지는겁니다.  그것 참...

    벌써 1년 넘게 먼 곳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2주에 한번 만나는 데 별로 함께 노닥거리지도 못하고...
    함께 어딘가를 가지도 못하고.... “오랜만에 왔으니까 고기 좀 먹자” 외에는 내 딸과 부녀간에 깊은
    얘기를 나눈 지가 참 오래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척 하다가....
    옛날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올랐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가슴에 품고 다니던 시절부터 들로 산으로 놀이 공원으로
    그 작은 손으로 내 손가락 잡고 따라 다니다 좀 커서 손 전체를 잡고 따라 다니던 그 시절까지 휙휙
    지나가다가... “아빠~” “아빠?” “아빠!” “아빠...” 별별 아빠 소리가 귀에 맴 돌다가...    
    정신이 들었습니다.

    요즘 우리 딸은 아빠 엄마에 대해 단답형입니다. 다 컸다는 거겠지요...
    “예나야~ 네가먼저전화도좀하고아빠엄마와도시간을...어쩌고저쩌고이랬다가저랬다가...응?그래?
    알았지?” 그러면 아~주 단순하게 “네~ㅋ”....

    그래도... 떠난 지 3일 밖에 안되었지만 오늘 우리 예나가 보고싶습니다.
    .
    .
    .
    우리 주님도 이런 마음이시겠지요?
    그런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고 계시겠지요?
    .
    .
    .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나고 주님께서 내 삶을 주관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체험하고 나를 가장 잘 아시고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주님 옷자락을 붙들고 지냈었는데...
    우리 딸처럼 시간이 흐르고 머리가 커지니 주님과의 관계는 변함없지만...  뭔가 가깝고
    친밀한... 살을 부대끼는 것 같은 그런 관계를 뭔가 서먹한 것처럼 느끼는 것에 대해...

    우리 주님도 약간은 외로워하실 것 같다는 생각을 동시에 하면서 말입니다.
    .
    .
    .
    그래서 좀 유치하지만 오늘 아침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딸~ 사랑해~

    주님...  사랑합니다. 제가 주님의 잔과 세례를 감당할 수 있도록 사랑을 부어주세요.
    Profile

댓글 4

  • Profile

    김바우로

    2007.03.29 11:51

    헐 이거 읽고나니 갑자기 내 딸이 보고잡네...
  • 김영수(엘리야)

    2007.03.29 13:17

    딸딸이 아빠들 아침부터 왜들 궁상을 떨어?
    지금부터 이별(따로 사는)연습을 한다고 생각해!
    우린 7년전 부터 4식구가 같이 모여 살지 못하고 있어.
    대학가면 얼굴 잘 볼수 있을것 같아?
    또 좀 있으면 시집가고...초등~중학교까지 끼고 살았으면
    이제는 맘 내려 놓으시지요!
  • Profile

    아그네스

    2007.03.29 13:28

    아빠~ 내일 퍼뜩 갈께~!!! 쫌만 기둘려요~^^
  • 이병준

    2007.03.29 18:43

    아 우리 딸 영화 보고싶다...
    어릴때 아빠배에서 놀다가 잠들던...귀여운 아기천사...
    마음 고생이 심하다는데...
    기도 할 뿐...곧 올텐데.. 잘 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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