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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주일 동안에...
  • 조회 수: 2312, 2007-03-28 16:08:24(2007-03-28)
  • 지난주에 장모님이 사위 밥 잘 먹구 건강하라고 무공해 배추로 포기김치를
    담구셔서 집사람 편에 차에 싣고 왔는데 언뜻 들어보니 3~40Kg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시다시피 남자라고는 저 하나고 또 왕년에 쌀 한 가마씩
    들던 생각에 번쩍 들었...다고 생각한 순간...  중심을 잃으면서 휘청이는 데
    그 와중에 김치 쏟으면 ×판 된다는 생각에 버팅기다가 그만 김치와 함께
    굴렀습니다. 아주 쪽팔리더군요... 아파트 입구에서 말이예요...  부끄러운
    마음에 얼른 집에 들어와서 아픈 무릎을 까보니 가로2cm 세로 4cm 정도의
    피부가 없어졌더라구요.

    아내에게 “에효~ 이젠 나도 나이 들었나봐...  그 정도 무게도 감당 못하고
    마음하고 근력이 따로 놀다니.. ㅉㅉ “ 뭐 이런 얘기 했더랬습니다.
    그러면서 “그래도 얼마나 감사해~  손가락 안다쳐서...(손도 찌었었거든요..)”
    그리고 맘 속으로 ‘주님 감사합니다!’ 라고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제(월요일이군요) 회사 잘 갔다와서 밥 잘 먹고 운동 좀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겨우내 현관에 서있던 자전거 바람 넣고 걸레
    질하고 “여보! 나 갔다오께~” 명랑하게 인사한 후에 끌고 나갔습니다.

    아파트를 8자 코스로 한 여덟바퀴 쯤 돌았나~  아내의 부탁이 생각났어요...
    “당신 빵 좀 사와요~ 크림빵으로~ 응~?”
    그래서 아파트 밖으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굴다리 지났는데 밤이라 깜깜한데
    차의 전조등이 번쩍번쩍하니 아주 위협적이더라구요..  그래서 허겁 지겁
    인도로 올라가는 순간 얕은 턱을 넘지 못하고 핸들이 휙~ 돌아가면서
    진짜 아무~ 생각없이 공중을 날았습니다.  철퍼덕하고 땅에 떨어져서는
    관성의 법칙에 적용되어 세바퀴쯤 굴러주고 겨우 멈췄는데 이건 뭐 대단히!
    매우! 완전히! 혹은 너무너무 쪽팔리더군요...  아픈 건 둘째치고 얼른 일어나
    흙으로 범벅된 옷을 털고 자전거를 보니 뭐 대충 엉망인데 급히 핸들 바로잡고
    저만치 나 뒹구는 라이트 챙겨서 집으로 향하는데..  그 와중에도 “빵 사가야
    하는 데...“ 하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제가 우리 와이프를 꽤나 사랑하긴 하는
    모양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절뚝거리며 엘리베이터까지 와서 버튼누르고 기다리는데 서늘한 느낌이 정강이
    를 흐르는거 있죠...  네 피가 흐르는 거였습니다. 무대리 표현대로 “우쒸~”
    였습니다.  집에 와서 현관 문을 여니 아내가 별 생각없이 쳐다보길래 한껏
    불쌍한 목소리로 “ 여보~ 나...  당신이... 좀... 돌봐야돼...” 하고는 피나는
    손바닥을 보여주고 무릎을 까는 순간 둘이 동시에 놀랐습니다.
    좀 심했거든요...  살점이 좀 없어진 것 같았다고나 해야 하나....
    거기다가 그곳이 바로 지난 주에 까진 바로 그 곳이었거든요...
    옛날 유머집에 있는 도끼로 이마까의 형되시는 깐이마 또까 나 그 사촌형인
    아문이마 또까 의 형상이라고나 할까요?

    아내가 놀래서(이 친구도 몸이 안 좋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약사오고..
    바르고 붙이고 먹고... 했습니다.

    어제는 요건으로 회사에서 조퇴도 했구요... ㅎㅎ

    언뜻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지만 이렇게 나누려고 하는 것은

    1. 사 오십대를 사시는 교우들 운동 좀 하시라는 말씀 드리려구요..
       이전에 아무 문제없는 것도 이제는 근력이, 운동신경이 안 따라주면서
       저 처럼 안전사고가 날 위험이 높아짐으로 운동을 통해서 그 시기를
       늦추시던지 아니면 나이를 감안해서 무리한 동작을 삼가시라는...

    2. 평소에 감사하며 살자는 말씀...
       고난이나 고통이 있어야 주님을 찾고 믿음이 더 강해지는 것 보다
       나로 평상을 누리게 하시는 주님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더 큰 은혜의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얼마나 많은 감사를 했는지요...  이 작은 고통을 통해서 말입니다.

    이건 좋은것도 아니고 안 좋은것도 아닌 상황을 통해서 나로부터 나의
    주변까지 폭 넓게 하나하나 감사한 마음으로 둘러 본 한 주간이었습니다.
    Profile

댓글 6

  • 김장환 엘리야

    2007.03.28 18:30


    영육의 강건함을 기도할 뿐만 아니라, 훈련해야 하는데,,,,
    저도 지난 3월 운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지나가고 있습니다.

  • 김은미

    2007.03.28 19:55

    “ 여보~ 나... 당신이... 좀... 돌봐야돼...” 라는 베드로아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ㅋ 푸핫~웃다가, 맘 아프다가,,그렇게 읽었네요..^^ 저두 이렇게 말할 처지는 좀 못되지만, 강건하시길 기도합니다.^^
  • 전진건

    2007.03.29 09:17

    다치셔서 마음이 아프지만 그 아픔도 웃음으로 승화시킬만한 센스가 있으신 글. 감동입니다. 강베드로 위원님 글은 프란체스카 선생님 글솜씨와 견줄만하신 것 같습니다. 남자 드라마 작가가 많지 않는데 겸업도 한번 해 보심이...빠른 쾌유 기도합니다. 강베드로 위원님 찬양이 참 듣고 싶네요. 건강하세요..
  • mark

    2007.03.29 11:35

    세월이 갈수록 근육이 빠져나간다 합니다....

    걷기운동과 자기 체중을 이용한 근력운동이 제일 적당하다 생각듭니다

    모~두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 Profile

    김바우로

    2007.03.29 11:50

    나이 먹는 걸 어찌 막으리 ㅠ.ㅠ
    나도 요즘 종아리 만져보면 한심하네요.
    물컹거리는 것이 정말 근육이 다 빠져나가나봐... 흑
  • 이요한(종)

    2007.03.29 16:21

    조금은 슬프지만, 항상 최선의 현재를 주시는 주님을 봅니다.

    농구장 생기면 사고 많이 생길것 같네여 ㅋㅋ

    몸이 몸다와야 몸이지... 진정한 몸 창조의 그날까지.

    일생에 왕자한번 새긴다고 했는데 아직 안되네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쾌유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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