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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에서 온 편지 - 박찬정 미카엘신부
  • 몽골에서 미카엘 신부입니다

    ( 저는 가끔 울란바타르 동네를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고 교회를 세워야 할 곳도 유심히 본답니다.)

    ▣ 순교자의 피! 토마스 목사 ▣

    순교자의 피는 복음의 토양입니다. 세계 교회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에 감리교와 장로교가 전파된 것은 1884년. 미국인 선교사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에 의해서 입니다. 대한성공회가 탄생한 것은 고요한 주교(Charles John Corfe)가 1889년 11월1일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켄터베리 대주교로부터 주교품을 받음으로서 조선 교구의 첫 교구장이 된 때였습니다. 그는 한국 선교를 위하여 동역자를 모집하여 1890년 9월29일 인천항에 도착했고, 서울과 경기도 그리고 충청도 지방에 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1866년 영국인 선교사 로버트 토머스(Robert Jermain Thomas·1839∼1866) 목사가 대동강변에서 순교의 피를 흘렸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토머스는 1839년 영국 웨일스 북부 라드노주 라야더에서 태어나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웨일스 남부지방 하노버로 이주하여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아버지 로버트 토머스 목사(1810∼84)는 이곳에서 36년간 목회했으며 그는 지금 교회 정원에 잠들어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께 엄격한 신앙교육을 받은 토머스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선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런던선교회로부터 중국선교사로 임명된 토머스 선교사는 1863년 6월 4일 아버지가 시무하는 하노버 교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습니다. 목사 안수와 함께 중국으로 떠나기 위해 고드페리와 결혼을 하고 7월21일 중국 상하이(上海)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선교지에서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게 돼 실의와 충격을 견디지 못한 토머스 선교사는 런던선교회에 사표를 제출, 청나라 해상 세관의 통역관으로 일하게 됩니다.


    ▣ 토마스 목사를 이끌어준 스코틀랜드 성공회 윌리엄 선교사 ▣

    그러나 토머스는 선교 사명을 포기한 자신의 행동에 늘 괴로워하다가 세상 직업을 청산하고 다시 선교활동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사명의 길”과 “세상의 길”의 갈림길에서 동요할 때 그를 붙잡아준 인물이 당시 스코틀랜드 성공회의 윌리엄슨 선교사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토머스 선교사는 이 무렵 한국 천주교인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윌리엄슨과 협력하여 한국 선교의 꿈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1865년 윌리엄슨 선교사로부터 물려받은 상당량의 한문성경을 가지고 황해도 자라리 해안에 도착 2개월 반 동안 선교활동을 벌리면서 한국어를 익히기 시작합니다. 토머스 선교사는 다시 조선땅으로 들어가려 노력하던 중 미국 상선 제너럴 셔먼호가 교역차 조선으로 간다는 정보를 입수, 1866년 8월 9일 이 배에 승선하게 됩니다. 제너럴 셔먼호는 서해안에서 대동강을 거슬러 올라 가다가 평양 인근에 정박했습니다. 선원들은 조선 관리의 저지와 경고를 무시한 채 상거래를 요구하면서 대포를 쏘는 등 난폭한 행동과 살상으로 조선 당국의 분노를 샀습니다. 그 결과 조선군의 공격을 받아 1866년 9월 5일 제너럴 셔먼호는 불타게 됩니다. 이런 경황 속에서도 토머스는 선두에 서서 성경을 들고 전도하다가 조선군의 칼에 순교의 피를 흘렸으니 그 때가 그의 나이 26세였습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도 사력을 다해 강가로 성경을 던지며 “하느님, 지금 죽어도 좋습니다. 단 한 권이라도 조선인에게 성경을 전하게 해주십시오!”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 토마스 목사와 반 고흐 ▣

    토마스 목사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2007년 1월호 가이드 포스트에 나온 고흐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고흐도 칼빈교회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신앙심이 경건하였고 아버지의 대를 이어 하느님의 사역을 자임했다고 합니다. 그는 정직, 겸손, 헌신을 인간의 숭고한 가치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하층민 속에 몸을 던져 그리스도의 정신을 심으려 했으나 자격시험에 실패하자 화가의 길로 나섰습니다. 그는 농민과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어려운 삶의 모습을 애정을 기울여 그렸습니다. 1886년 파리로 진출한 후부터 반 고흐는 표현주의식 자기 화풍을 확립하고 창조자로서 예술가의 열정과 고뇌가 어떠함을 작품 세계로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평생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함으로써 궁핍에 쪼들리는 불행을 체험해야 했습니다. 고독, 불안, 우울증, 광기를 극복하지 못한 끝에 자기 귀를 자르고 정신병원에 요양하던 중 발작을 일으켜 37세에 권총 자살로 비극적인 생을 마감합니다. 토마스 목사나 고흐의 삶이 매우 유사한 것 같습니다. 이 두 사람처럼 누구나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든 시절을 만나게 됩니다. 경우는 다르겠지만 사랑하는 이를 잃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는 세상으로부터 가까운 이로부터 이래저래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등입니다. 고흐도 그의 삶에 윌리엄슨 선교사와 같은 거듭나고 성숙한 인격의 사람을 만났으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위대한 그의 예술의 작품과 같이 그의 삶도 화려하게 빛 났을거라 봅니다.


    ▣ 신부나 선교사나 예외 일 수는 없습니다.▣

    사탄은 교묘히 우리의 이러한 약한 부분을 이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신부나 선교사나 이것에서는 예외 일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더욱 믿음에 정신을 차리고 스스로 용기를 가지고 또한 서로에게 용기를 주면서 이겨 나가도록 합시다. 우리가 때로는 건성으로 위로하고 건성으로 용기를 주는 때가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주님은 나의 아픔과 나의 상처를 고스란히 당신의 것으로 품고 우리를 위로하고 회복하고 계심을 또한 잊지 맙시다. 예수님은 세상에 계실 때 항상 먼저 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슬픔을 당하는 사람, 고통을 당하는 사람, 버림받은 사람, 실패한 사람, 병든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우리 예수님은 우리의 약한 부분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주님은 마침내 그것을 고쳐주시고 회복시켜주실 것입니다.


    ▣ 포위 당하는게 일이지... ▣

    제가 재미있게 본 영화중에서 2차 세계대전의 이야기를 다룬 “밴드 오브 브라더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전쟁의 끝이 보일 무렵 독일군의 저항은 예상외로 거칠게 나왔고 연합군은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 미국의 작은 중대 “이지중대”가 있습니다. 이지중대는 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싸우고 있었고 또한 적들이 퍼부어대는 포격에 큰 위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그 때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지중대의 중대장이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이지중대는 공수부대야 포위 당하는게 일이지” 그 대사 이후 계속해서 나래이터가 이런 말을 합니다. “이지중대는 포병이나 공군지원도 없이 바스토뉴 근방의 숲으로 이동했다. 식량과 탄약, 방한복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어느 누구도 후퇴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감동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순간 순간 찾아오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그들이 가진 용기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면 매 순간 값진 믿음의 결단과 용기를 가지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나누기를 소망합니다. 선교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써서 드려야 하는데 오늘은 그냥 주섬 주섬 다른 이야기만 합니다. 여러분 건강하시고 승리하세요.

    몽골에서 미카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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