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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순절을 시작하며 - 관구장 목회서신
  • 2007년 사순절 특별기도 기간을 선포하며 드리는 관구장 목회 서신


      2007년 사순절을 맞이하여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대한성공회 모든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신자 여러분 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주님께서 십자가 고난의 길을 걸어가시어 마침내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것을 기념하고 기억하며 우리의 신앙을 새롭게 하는 은혜의 사순절을 앞두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우리를 위한 주님의 고난과 사랑을 기억하고 우리의 신앙과 생활을 돌아보는 절기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기억하고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참회와 쇄신을 위한 행동의 절기입니다. 그러므로 이 은혜의 절기를 맞이하면서 대한성공회의 모든 교회와 신자들은 금년 사순절기를 교회와 갱신, 은총과 능력의 40일 기도 기간으로 정하고 말씀과 기도 그리고 감사성찬례의 참여를 통해서 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하시길 권면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사순절은 우선적으로 단식의 기간입니다. 사순수일과 성금요일은 단식재로 그리고 다른 금요일들은 금육재로 지켰습니다. 그래서 사순절은 사순대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식재의 의미를 모른다면 아무리 많은 날을 단식한다 해도 그것은 외식하는 일 밖에는 되지 못할 것입니다. 음식을 조절하거나 먹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참회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을 근원적으로 다시 생각하고 그 중심을 하느님을 향해서 다시 맞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내적인 참회의 증거를 사회적이고 외적인 행동으로 나타내야 합니다. 우리가 사순절 극기헌금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참회의 외형성을 표현하는 한 단면인 것입니다.

      두 번째로 사순절은 부활절 세례를 준비하는 이들이 성서를 읽고 배우며 기도로 준비하는 절기입니다. 한마디로 말씀과 기도로서 우리의 신앙을 새롭게 하는 기간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들음으로서 우리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삶속에서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이며, 무엇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씀에 의지하여 간절히 기도함으로서 말씀을 실천할 힘과 용기를 구비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말씀이 없는 기도는 위험하고 기도없는 말씀은 힘이 없습니다. 말씀과 기도 이 두 도구야 말로 그리스도인의 인생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무기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성공회의 과거 선교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그토록 성장하지 못한 이유를 여러 가지로 분석하곤 했습니다. 성공회 신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대한성공회의 발전과 성숙이 더딘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그래서 관구나 교구가 좀 더 적극적인 선교정책을 수립해서 추진해 주길 바랍니다. 물론 관구나 교구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좋은 선교정책과 비전을 세워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관구나 교구의 선교정책과 비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공회 신자 한 사람한 사람이 말씀과 기도의 샘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생수를 길어 올리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말씀과 기도의 샘에서 생수를 길어 올리지 않는 봉사자나 교회 지도자들 그리고 성직자는 복음의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세 번째는 사순절기간 동안 모든 교회와 사회선교 기관을 중심으로 한 신앙공동체들은 매일 매일 성무 일과와 감사성찬례를 통해서 예수님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기억하고 기념하면서 오늘 우리의 삶 가운데 어떻게 주님께서 가르치신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결단해야 합니다. 성공회의 신앙생활은 매일 매일 성무일과를 바침으로 주님과 함께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웃을 위한 사랑과 사회봉사 그리고 사회선교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수행할 수 있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성직자들과 사회선교 봉사자들 그리고 신자들이 성무일과와 감사성찬례를 통해서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살아가신 주님을 깊이 만나지 않는다면 우리의 활동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지치고 공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모든 사목활동과 봉사 그리고 사회선교가 매일매일의 말씀과 기도 그리고 성사를 통해서 체험한 주님의 사랑의 힘으로 행할 때 우리는 진정 하느님 선교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관구장 주교로서 간곡하게 부탁드리는 것은 이번 사순절 기간 동안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신자들이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사순절기를 하느님께 봉헌하시길 바랍니다. 사순절기 동안 부산 대전 서울 교구장 주교와 모든 성직자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수도자와 사회선교 현장에서 일하는 봉사자들 그리고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교회를 위해서 헌신하는 믿음의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 기도의 지평이 교회를 넘어 우리의 이웃과 세상으로 확대되기를 소망합니다. 가난하고 소외당한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 그리고 북한의 동포와 한반도의 평화, 전쟁과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관구적으로 이렇게 40일 특별기도 기간을 선포하는 것은 바로 말씀과 기도 그리고 성사를 통해서만이 우리가 다시 설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하느님의 말씀과 성사의 은총을 믿습니다. 그 말씀과 성사의 은총이 우리를 바른 길로 이끌어 줄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나는 기도의 능력을 믿습니다. 기도만이 우리를 이 세상에서 능력있는 신자로서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게 할 것을 확신합니다.            

      끝으로 선교교육원에서는 여러분의 40일 기도생활을 돕기 위해서 사순절 묵상집을 발행했습니다. 이 묵상집은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하느님의 말씀과 기도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줄 것입니다. 또한 주일 감사성찬례에서“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대신 사용할 수 있는 특별 대도문도 실려 있습니다. 이 기도문들은 우리에게 사순절의 의미와 결심을 새롭게 해 줄 것입니다. 2007년 사순절은 참으로 대한성공회의 모든 교회 성직자 신자들이 새로운 희망과 능력 속에서 부활의 참된 기쁨을 준비하게 하는 절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07년 사순절을 준비하며
                                         대한성공회 관구장 박경조 프란시스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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