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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성공회(박찬정신부)에서 온 편지
  • 몽골에서 보내는 편지

    사랑하는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인사를 드립니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는데 건강하시고 주님께 영광 돌리는 기쁜 일들이 많이 생기시길 기원합니다.




    몽골도 예외는 아닌 엘리뇨 현상

    저는 여러분들의 기도 가운데 건강하게 그리고 열심히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데 이곳 몽골의 겨울도 예전 겨울 보다 훨씬 따뜻하다고 현지인들이 말합니다. 지금은 낮 기온이 영하 10도 정도이고 5시에서 6시 사이에 해가 지면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갑니다. 저에겐 아직도 매서운 추위입니다. 습도가 한국보다 낮아서 추위의 맹위를 몸으로 느끼는 것이 좀 더딥니다. 그러나 방심하고 오랜 시간 밖의 추위에 노출이 되어 있으면 머리에 두통이 느껴질 정도랍니다.




    안개도시 울란바타르

    해가 지고 나서 밤이 되면 무슨 안개 도시에 와 있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창 밖을 보면 흐릿한 가로등 불빛 사이로 연기가 안개처럼 온통 뒤 감겨 있습니다. 밤에 밖에 나가면 호흡하기가 곤란할 정도입니다. 시내 중심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천막집에서 누르스라고 부르는 석탄이나 다른 연료를 태우면서 나오는 연기의 양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도로에는 오래된 자동차들이 많이 다니는데 그 자동차 매연과 도시 주변에 있는 발전소 매연까지 더해져서 한 층 더 공기는 안 좋습니다. 몽골은 1년 중 구름 없이 맑은 날이 250여일이나 된다고 하지만 울란바타르의 사정은 아주 다릅니다. 특히 겨울은 더 그렇습니다. 더욱이 울란바타르는 사방이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분지형 도시이기 때문에 연기가 잘 빠져나가지 않는답니다. 며칠전 이곳 의사회에서는 울란바타르에 거주하는 산모의 기형아 출산이 증가하는 이유로 심각한 대기오염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예방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민들은 마스크를 하고 다니 것이 좋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제가 여기 와서 느끼는 신체적 변화 중에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가래로 목이 잠기는 것입니다. 먼지도 많고 공기가 안 좋은 것을 몸이 직접 느끼는 것 같습니다.




    몽골의 문화 적응, 미크로

    저는 일주일에 세 번 언어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해서 12시면 마치게 됩니다. 그래서 9시 5분이면 집에서 나간답니다. 학원에 갈 때는 주로 “미크로”라는 작은 버스를 이용한답니다. “미크로”라는 이 작은 버스는 다름 아닌 바로 우리 나라의 그레이스 중고 혹은 기아에서 나온 봉고 중고차를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차를 가지고 있는 몽골 사람이 시로부터 허가를 받고 운송 차량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차를 몽골 사람은 “미크로”라고 부릅니다. 전부다 그레이스 아니면 봉고 중고차입니다. 가까운 거리는 100투그륵(100원) 보통의 거리는 200투그륵 조금 멀다 싶으면 300투그륵의 요금을 지불합니다. 12인승이지만 탈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으면 수에 제한 없이 다 탑니다. 저까지 포함해서 21명까지도 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학창 시절에 꼭 만원 버스를 타는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승차 정원이 법으로 정해져 있고 교통 경찰이 단속을 하지만 거의 무시하고 운행한답니다. 저는 이 차를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다. 택시는 너무 바가지를 씌우기 때문에 타기가 싫답니다. 물론 정직하게 요금을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택시 요금은 1km에 250투그륵 합니다. 분명 1000투그륵(1000원) 정도의 거리인데 1000투그륵이 아닌 거리인 것도 같은데 1,300투그륵 혹은 1,500투그륵 달라고 합니다. 서투른 몽골말로 말해봤자 이들의 억지는 더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괜히 그렇게 바가지를 쓰고 나면 썩 기분이 좋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왠만하면 택시는 이용하질 않고 좀 불편하더라도 “미크로” 라는 우리 차(?)를 이용한답니다. 가까이서 다양한 몽골 사람을 경험하는 것이 문화 적응에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 안에 타고 내리는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을 보면 어떻게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지 조금은 엿 볼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서는 무언지 모르지만 살아온 인고의 세월이 그의 얼굴에 묻어나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서는 지금의 어두운 몽골 현실에서 자신의 미래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그것을 찾으려는 고뇌의 분위기 느껴집니다. 현재 몽골 대학생들은 최고의 명문 학부를 나와도 취업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학생들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또한 하염없이 방황하는 몽골의 젊은이들이 있답니다. 그리고 저와 마주치는 아이들의 눈망울 속에서는 몽골 현실의 어려움을 잊게 하는 순수함의 동심이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보면 “미크로”라는 차 안의 공간은 참 재미있는 곳입니다.




    몽골의 불안정한 치안

    최근 들어 울란바타르는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실업, 생활고로 인한 강도, 살인사건이 번번히 일어나고 있다 합니다. 특히 외국인의 증가로 인하여 외국인을 상대로 한 살인, 강도 등의 범죄가 늘어나고 있어 치안상태는 다소 불안한편입니다. 지난해 06년도 10월에 몽골 시가지 거리에서 한국 교민 2명과 몽골인 통역 2명이 폭행을 당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몽골 사람 3명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시비를 걸어 한국 교민이 폭행을 당해 눈밑이 찢어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일부 젊은이들이 시비를 걸거나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가끔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해에 두가지 경험을 했습니다. 낮 12시가 조금 넘은 오후쯤에 알고 지내는 한국 사람과 동네 슈퍼에서 물건을 사고 나오는데 가까이에서 술 냄새가 느껴지는 걸로 보아 낮술을 좀 걸친 젊은 사람이 어눌한 한국말로 돈 1000투그륵(1000원)을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조심하면서 무시하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랬더니 한국 욕을 어디서 그렇게 배웠는지 뒤에서 욕을 막 해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경우는 저녁 6시 해가 진 밤에 혼자 도서관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길이 같은 여학생과 동행을 하며 걷게 되었습니다. 한국말 몽골말 섞어가면서 얘기를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에 의해 발로 차이는 일이 있었습니다. 같이 동행한 학생이 “저런 사람들에게 대꾸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하고 같은 몽골 사람이지만 아주 나쁘고 위험한 사람”이라고 주의를 주며 그 자리를 지나쳤지만 그 때는 참 화도나고 기분도 안 좋았습니다. 아마 외국 사람이 그것도 최근 들어 감정이 그리 썩 좋지 않은 한국 사람(근래에 한국인이 관련된 금융 사고가 좀 있어서 한국 사람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이 자기 나라 여자와 같이 다니는 게 못 마땅해서 그랬는지 아무튼 선교지에서 겪는 의례적인 신고식을 통과한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만난 학생들

    학교생활 후에는 주로 도서관에 자주 다니고 있습니다. 많이 공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언어 사역 외에 다른 사역을 하고 있지 때문에 저는 도서관을 자주 찾는 편입니다. 방과 후에는 제가 발견한 조그마한 도서관이 저의 또 다른 생활지랍니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연간 사용료를 내야 하는데 저는 네지 않습니다. 관리하는 사서가 저를 좋게 봐주어서 그런지(확인하지 않은 저의 추측입니다.) 사용료를 받지 않겠다네요. 그래서 저는 갈 때마다 미소와 인사로 값을 대신한답니다. 이곳은 다양한 대학의 몇몇 학생들이 와서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과 잠깐 잠깐 얘기도 나누기도 하고 친한 관계가 되기도 합니다. “왜 몽골에 왔느냐?” “지금 무엇을 하냐?” “한국에서는 무엇을 했냐?” 혼자 앉아서 공부하는 한국 사람이 꽤 궁금한가 봅니다. 처음에 제가 무엇을 하러 왔고 한국에서 무엇을 했던 사람인지에 대해 얘기해 주지 않았답니다. 그냥 몽골어를 배우기 위해 온 학생으로만 얘기 했습니다. 그들은 나의 몽골어 공부를 그리고 몽골의 살아가는 생활을 아주 친절히 가르쳐 준답니다. 거의 대부분 시골에서 온 학생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공부하는 여건들은 매우 어려워 보였습니다. 주로 친적 집에 신세를 지며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 집의 집안 일을 도와야 할 때 학교에 허락을 맡고 결석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주로 점심을 도서관 매점에서 파는 간식 정도의 빵이나 스낵으로 해결합니다. 특히 시골이 무속 신앙이 강한데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그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목걸이나 상징물들에 대해 무속적인 의미를 많이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돌은 행운을 가져다 준다.” “이건 나를 지켜주는 부처상의 목걸이다.” 등등입니다. 이 사람들을 전도하고 예수님을 영접 시키는 것이 한편으로는 산 넘어 산이다 싶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바꾸시는 주님의 능력을 100% 이상 확신 합니다. 저는 이들을 변화 시키는 주님의 능력을 분명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학생들을 전도해야겠다는 마음을 어느 순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학생들을 도서관 근처의 몽골 식당으로 데려가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몽골 식당은 한국 사람의 편에서는 값이 아주 저렴하기 때문에 몽골인과 교제하기에 참 부담이 없는 곳이랍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몽골에 그리스도교를 전하러 온 성공회 신부”라고 말하였습니다. 몽골 기독교 서점을 뒤져서 구입한 “하느님을 아는 열쇠”라는 제목의 몽골말로 된 작은 전도책자를 나누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그 학생들은 저의 교회에 가보고 싶다 했습니다. 저는 아직 교회 사역을 하지 않기에 저의 교회는 없다고 했습니다. 대신 제가 임시로 다니고 있는 교회로 그들을 초청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알게 된 것은 그 중에 한명은 이미 오래 전에 다른 외국 선교사를 통해서 예수님을 믿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도시로 와서는 3년 동안 교회 생활을 하지 않다가 이렇게 교회를 나오게 되어서 고마워했습니다. 몽골 이름이 “을지”라고 하는 여학생입니다. 을지 자매는 2번이나 버스를 갈아타고 교회로 오는 아주 먼 거리에 사는 학생입니다. 그렇게 해서 교회에 나오는 학생이 6명입니다. 저는 이 상황에 대해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에게 진실한 믿음을 갖게 되기를 우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신앙의 모임을 정기적으로 일정한 장소를 정해서 가지려 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2월은 방학 기간이고 몽골 최고의 명절인 차강사르(우리 나라의 설날과 같습니다.)가 있는 달이라서 지금 모두 시골이나 고향으로 갔습니다. 3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면 이들은 다시 울란바타르에 모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믿음의 모임을 가질려고 합니다.




    모두의 수고와 인내를 주님께서 기억하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외딴 선교지에서 하느님의 손길이 저를 어루만지시고 보호하심을 가슴 깊이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고 저에게는 값진 신앙의 재산입니다. 제가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어려움에 일찌감치 불평하고 주님이 주시는 인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몽골 사람들에 대해서 불평하고 미워했다면 몽골 사람을 교회로 인도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앞으로 해야 하는 사역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주님을 의지하고 이 땅을 사랑하고 영혼을 사랑하고 섬기는 마음에서부터 주님이 원하시는 구원의 열매가 맺어갈 것입니다. 2006년부터 시작해서 여러분들이 이 선교지에 있는 종에게 아낌없는 후원과 정성을 표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드리는 기도의 힘을 저는 이곳에서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선교 재정을 관리하여 주시는 한진구 신부님을 통해서 여러 형제 자매님들의 헌금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가 살아가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어렵고 힘들 때 큰 용기도 됩니다. 잊지 않고 여러분들을 축복하고 기도합니다. 늘 하느님의 축복과 사랑이 넘치시고 승리하십시요.




    2007년의 사역 계획과 기도제목

    ☨ 첫째 : 언어 배우는 사역에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몽골 말로 복음을 전하고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짧은 말이라도 몽골 사람에게 전도하고 설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둘째 : 언어 공부와 더불어서 현지인 전도활동에 열매를 거두어서 올해 상반기에 믿음의 모임이 생기길 원합니다. 이 모임이 나중에 교회를 개척하는데 기초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 셋째 : 몽골에서 한 영혼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일, 교회 사역을 준비하는 일,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일에서 하느님의 지혜와 영적 능력이 더욱 많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늘 성령의 역사에 민감하고 성령의 능력을 구하고 성령의 능력만을 나타내는 종이 되길 위해 기도해 주세요.


    2007년 2월 13일

    몽골에서 미카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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