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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도 교구장 사목서신
  • 청지기
    조회 수: 1144, 2007-01-09 18:49:55(2007-01-09)
  • 2007년도 교구장 사목서신


    “말씀과 성사의 샘에서 생명의 물을 길어 올려 공동체를 자라게 하자.”


    그 물이 성소에서 흘러나오기 때문에, 다달이 새 과일이 나와서
    열매가 끊어지는 일이 없다. 그 열매는 양식이 되고 그 잎은 약이 된다. (에제키엘 47:12)



      정해년 새해가 밝아 왔습니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평화가 교구 내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들과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가 살아 온 날들을 뒤돌아보면 힘들지 않은 때가 없었지만 지난해도 유달리 힘들고 어려운 한해였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 격차, 청년실업문제, 부동산 정책의 실패 등으로 나라 안팎이 시끄러웠고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무거웠던 한 해였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을 지켜 주시고 축복하셔서 또 한 해를 은총으로 허락하시니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하느님께서 은총의 선물로 허락하신 2007년을 어떻게 맞이하고 살아갈까? 우리 교회는 어떻게 복음의 길을 걸어가며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 드릴까? 우리 대한성공회는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선한 믿음의 싸움을 하여 하느님의 나라와 의를 세워 나갈 수 있을까? 교구장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와 삶의 방식이 예수님이 보여 주신 복음의 가치와 너무도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세상이 추구하는 것은 물질적인 번영과 성공, 그리고 권력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나 갖지 않은 사람이나 별 차이나 구분이 없이 이러한 세상의 지배질서와 가치를 추구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더 강하고 더 많은 것을 획득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싸우고 속이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신 복음의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체입니다. 다툼과 경쟁보다는 화해와 평화의 길을 가야 할 공동체입니다. 빼앗고 죽이기보다는 생명을 나누고 살리는 삶을 선택하는 공동체입니다. 힘과 권력으로 남을 지배하기 보다는 서로의 발을 씻어주는 봉사와 섬김의 삶에서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주님의 제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삶이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길이고 우리 모두가 구원을 받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복음의 가치를 따라 살아가는 것이 오늘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뜻입니다. 교회마다 하느님의 뜻과 복음의 가치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우리 성공회에게는 전통적으로 하느님의 뜻을 찾을 때 그 기준이 되는 것이 3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성서입니다. 성서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식별합니다. 두 번째는 전통입니다. 초대교회로부터 내려온 교회전통인 니케아 신경과 사도신경, 그리고 사도적 전통에 비추어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식별해 냅니다. 세 번째로 이성입니다. 성서와 전통을 성령께서 주신 이성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성공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성서와 전통과 이성의 빛 안에서 서로 다른 의견들을 겸손하게 경청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서 공동체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며, 그 합의한 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라고 고백하며 따르는 것입니다. 지난 제42차 교구의회에서는 성직자와 평신도 대의원들이 모여 2007년 서울교구의 표어로 “말씀과 성사의 샘에서 생명의 물을 길어 올려 공동체를 자라게 하자”로 정하였습니다.

      새해 교구의 표어를 이렇게 정한 이유는 하느님의 말씀이야말로 우리 교회의 믿음을 자라게 하고 성숙시키는 근원이기 때문이며, 성사적 영성이야말로 공교회인 성공회의 정신을 가장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2007년 새해에는 서울교구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신앙운동을 전개하려 합니다.  
      첫째, 성공회 신자는 매일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뜻을 찾고 순명하고자 합니다.
      둘째, 성공회 신자는 교회가 안내하는 교회력에 따른 예전에 적극 참여하는 가운데 예수님의 삶에 동참하면서 충성된 제자의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셋째, 성공회 신자는 내 삶의 현장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되어 봉사하는 삶을 살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합니다.

      이러한 신앙운동을 근간으로 하여 서울교구의 사업과 선교의 방향도 크게 세 가지로 추진할 것입니다.

      첫째, 성숙한 하느님 나라의 일꾼을 세우는 일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그동안 교회의 역사는 뒤돌아보면 언제나 하느님의 부르심과 그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교회의 가장 큰 과제는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일꾼들을 잘 양육하여 성숙한 하느님 나라의 일꾼으로 세우는데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믿음의 사람들이 더 많이 늘어나야 합니다.
      여기의 핵심 과제는 미래의 교회를 책임질 성소 지망자 양성-현재 교회를 책임지고 있는 성직자의 재교육과 훈련-그리고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평신도 사역자의 재교육과 훈련입니다. 이 세 중심축이 동시에 변화되고 훈련되지 않으면 교회는 갱신되거나 성장할 수 없습니다. 이에 서울교구는 성소지망자-성직자-평신도 사역자를 훈련하고 양육하는 일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교구는 기존의 선교교육원을 강화하여 이 업무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둘째, 서울교구의 미래를 위한 선교정책의 수립과 다양한 선교 영역의 개발에 노력할 것입니다.
      서울교구는 지난 40년 동안 다른 교단처럼 양적으로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일반목회와 사회 선교의 조화와 균형있는 발전, 인권운동과 에큐메니칼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건강한 교회의 모습을 견지하려고 노력해 온 소중한 경험들이 있습니다. 아울러 2005년도에는 성직자와 신자들의 의식과 욕구를 비롯한 신앙실태 조사를 하였고 그 결과를 분석해 놓았습니다.
      이제 우리가 걸어 온 선교의 발자취를 반성적으로 성찰하고,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여, 앞으로 10년간 교구가 나아가야 할 선교정책 수립과 단계별 과제 및 목표 설정, 그리고 이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에 대한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성직자만의 작업이 아니라 성직자원과 평신도원이 함께 상호 의견을 나누고 협력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교구는 성직자원과 평신도원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논의를 통해서 교구가 나아가야 할 선교정책의 수립과 선교영역을 개발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셋째,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 운동이 신앙운동으로 뿌리 내리도록 할 것입니다.
      20년 전 상계동 나눔의 집에서 시작한 나눔 운동은 겨자씨와 같이 작고 보잘 것 없이 시작되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성북나눔의 집, 관악봉천나눔의 집, 인천나눔의 집, 수원나눔의 집, 포천 나눔의 집, 춘천나눔의 집, 용산나눔의 집을 비롯하여 각 나눔의 집을 통해서 확장된 다양한 사회 선교센터, 노숙자를 위한 쉼터와 복지관, 그리고 장애우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60여개의 사회 선교기관으로 발전되어 선교영역의 지경이 확대되어 왔습니다.
      이제 우리 교구의 과제는 이런 사회선교기관을 통해서 일반교회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봉사하는 선교의 장으로 그 역할을 감당하느냐와 어떻게 나눔의 신앙운동으로 뿌리를 내리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디아코니아교육훈련센터는 18년 전에 설립된 선교교육원이 대한성공회의 신앙교육과 훈련에 기여한 것처럼 앞으로 사회선교 기관에서 일하는 성직자 실무자 교육은 물론 나눔의 신앙운동을 심화시키는데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남아프리카 최초의 흑인 관구장으로 성품되었으며, 1984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은 바 있는 데스몬드 투투 주교는 “우리들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느님의 성전이고, 영혼의 집으로서의 인격체이며, 성령의 교회입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운반자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속에 살고 있으며, 그분은 내 속에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운반자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질그릇처럼 연약하지만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고 우리 교회 안에 하느님이 살아계신다면 우리 서울교구는 이 땅에서 하느님의 뜻과 나라와 의를 세우는 믿음의 공동체로 자라날 것이고 크게 쓰임 받을 것을 확신합니다.    

      사랑하는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약속의 땅 가나안을 허락하셨듯이 우리 하느님께서 2007년 한 해를 우리에게 맡겨 주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나아갑시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새해에는 서울교구의 모든 교회와 신자들이 하느님의 말씀과 성사를 통해서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길어 올립시다. 그리고 그 생수가 우리 교회 밖으로까지 흘러 넘쳐서 이 한반도 전체로 흘러가 마침내 생명의 꽃이 피고, 사랑과 평화의 열매가 맺으며 보다 정의로운 하느님의 나라가 실현되도록 노력합시다.
      다시 한번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은 농어촌 교회들, 이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한 것이 많은 개척교회들, 그리고 이 땅의 약자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나눔의 집을 비롯한 사회선교 기관들, 아울러 넉넉하지 않지만 그래도 형제교회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도우려 노력하는 모든 교회와 성직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 위에 하느님의 크신 은총과 축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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