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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군중은 바로 나였다.
  • 조회 수: 1140, 2006-04-10 17:15:13(2006-04-10)
  • 사순절도 금주가 성주간으로 마지막 주다.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간다.

    올해의 사순절은 좀 더 절제하고 좀 더 의미있게 보내야지 하며
    재의 수요일에 재축복을 받으며 다짐 했었건만
    이런 저런 이유로 세속적인 것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그래도 매일 계속되는 화살기도 규칙 덕분에
    3시간마다 주님을 찾는 것만은 잊지 않고 계속했다.
    문자나 전화벨소리로 상부(?)로 부터 지령을 받으면
    나의 하부조직(?)요원들에서 문자 보내고.....
    참 의미있는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제는 성지주일이었다.
    요즘 혼자 살다 보니 일찍 잠이 깨인다.
    얼정거리는 시간없이 준비하다 보니
    장모님을 모시고 와도 10시 25분에 교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미사 준비하는 찬양단의 노래가 들려 왔다.
    가만히 들으니 노래가 아니고 수난복음을 노래가락으로 부르고 있었다.
    참 듣기가 좋았다.
    단순히 낭독하는 것 보다 훨씬 느낌이 좋은 것 같다.

    드디어 미사시간이 시작 되고......
    수난복음을 읽는 시간이 되었다.
    강베드로가 멋진 음성(천부적인)으로 해설을 노래하며
    신부님이 예수님, 그리고 찬양단 각자의 맡은역에 따라 수난복음이 진행 되었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몇십년을 들은 훤히 아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예수님이 수난 당하시던 그 시간 속으로  여행을 했다.

    마침내 나는 군중들이 "십자가에 못 박으시요!" " 십자가에 못 박으시요!"하고
    소리 지르는 부분에서는 나도 군중이 되어 같이 소리를 질렀다.
    그러다가 나는 깜짝 놀랐다.
    아!그 군중들이 바로 다름아닌 <나>란 사실을 깨닿게 되었다.
    내가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게 했구나......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눈물이 앞을 가리고 콧물도 나고
    재단 앞에 앉아서 손수건으로 눈물 콧물을 딱으며...
    그렇게도 길게(약 30분은 소요되었던)느껴졌던 수난복음이 올해는 이렇게 빨리 지나갔다.
    결국 우리의 주장대로 주님은 십자가에서 죽음을 당하셨다.

    지난해까지 수난복음을 읽는 시간이면
    자기네들 한테 병도 고쳐 주시고 물로 맛있는 포도주도 만들어 주시고
    앉은뱅이도 일어나게 하시고 장님도 앞을 보게 해주시며 귀신들린 자에게 귀신을 쫓으시고
    자기들 한테 아무 해꾸지도 아니하신 예수님을 왜 저들은 십자가가에 못박으라고
    악을 쓰며 주장을 할까? 아주 나쁜 그 시대 사람들이구나 하며 분노했던 나였다.

    그리고 또한 뻔한 내용인데 뭐~
    오늘은 복음을 엄청 길게하는 날이구나.꽤 다리가 아프겠구나
    나도 이제 몇년 지나면 늙었다면서 서 있지 말고 앉아서 들어야지 하며
    약간의 긴 시간을  육체적 고통이라 불편해 했었고
    그러다가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 하며 예수님이 외치는 부분이 되면
    참 애절하구나 예수님은 왜 이렇게 힘이 없으실까?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셨다>부분이 되면 참 슬프고 안타깝다.
    하는 정도의 느낌으로만 받아들여졌던 수난복음이....

    올해의 수난복음에서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쳐대던 그  군중이
    바로 <나>라는 그 사실을 깨닿게 되었다.
    그리고 그 군중들을 용서하시고
    아무 말없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그리고 다음주 부활하실 주님을 맞이하는  
    참 기쁨과 소망으로 주님의 부활을 영접할 것이다.

    큰 깨닿음을 얻은 이번 사순절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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