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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원을 떠나며
  • 조회 수: 2449, 2014-06-18 18:00:29(2014-06-06)
  • 학원을 떠나며

    10년 전,
    남편이 선 연대보증으로
    집에 가압류가 들어왔다.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낀 남편을 설득해

    학원을 하자고 부추겼다.

    퇴직금은 고사하고 

    몇 달씩 밀린 급여도 못 받고 나왔다.


    아이들 가르치는 일은 

    적어도 열심히 일한 만큼 열매를 거둘 수 있으니

    사회에서 그만 시달리고
    애들 가르치며 조용히 살자고 했다.

    집의 가압류를 은행에서 최대한 대출을 받고 막은 상태라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었다.

    동생에게 돈을 빌려 학원 보증금을 하고
    제일 싼 경량 칸막이로 교실을 몇 개 만들어,

    그 중 한 칸에서 그렇게 남편과 학원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학생들이 그야말로 물 밀듯이 밀려와 

    워낙 몸이 약한 나는 첫 해 겨울,

    특강까지 하느라 약먹고 울면서 몸을 질질 끌고 다녔다.

    감사한 일인데도 감사를 느낄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2년을 보내고 나니
    빈 교실들이 다 채워지고, 

    끝도 없이 비품을 사 들여놓아야 했던 것도
    거의 다 채워졌다.

    선생님들을 채용하면서
    내 수업 시간이 줄었고
    그제야 한 숨을 돌리며 여유를 찾았다.

    그 후 해마다 빚을 조금씩 갚기 시작해 

    꽤 많이 갚았다.

    이제 우리 가족에게 고마웠던 학원을떠난다.

    높아지는 임대료 감당도 어렵고...


    다시 처음처럼 아기자기하게 공부방을 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소꿉놀이 하듯 도란도란 놀아보려고 한다.


    아이들의 빛나는 눈망울 하나하나와
    눈 맞추며 재미있게 지내고 싶다.


댓글 1

  • 김광국

    2014.06.18 18:00

    참 많이 수고하셨어요~
    그런 사연이 있으셨는지 몰랐어요 ㅅㅅ
    작은 공부방에 더욱 큰 기쁨이넘치고
    아이들과 더 행복한 공간이 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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