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3714, 2013-12-18 17:15:50(2013-12-17)
-
공원 길 건널목 앞에
철따라 먹음직한 과일들을
트럭에 아기자기 담아놓고
파시는 아저씨가 계신다
키가 훤칠하고 기골도 장대해 보여
왕년에 한 구역쯤 맡으셨을 법하다
오며가며 과일을 대먹고 있으니
이제 서로 눈인사도 나누고
날씨이야기도 가볍게 건네는
사이가 되었다
"날이 추워서 장사가 예전만
못하시겠어요?" 의례적인 말에
"가을까진 쪼매 벌었는데 지금은
적자라예~ 추워서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엄고.."
추워서 진저리 치시는 모습을 보고
"추운데 조금 일찍 들어가세요"
안타까워 말 인심을 쓰니,
"마누라가 뭐하러 일찍 들어오냐고
야단쳐요~눈치가 보여서 일찍도
몬 드러가요~"
아공~
덩치가 산 만하시고
왕년에 어깨에 힘 좀 주셨겠다
싶으신 분이 이게 뭔 소리래유~
대한민국에서 젤 무서운 이름
역시 '마누라'네유
"여보~ 자긴 일찍 들어와~
밥먹고~~"
번호 | 제목 | 닉네임 | 조회 | 등록일 |
---|---|---|---|---|
73 | 청지기 | 1327 | 2023-02-08 | |
72 | 청지기 | 1508 | 2023-02-14 | |
71 | 청지기 | 1176 | 2023-02-19 | |
70 | 청지기 | 1341 | 2023-02-27 | |
69 | 청지기 | 1230 | 2023-03-06 | |
68 | 청지기 | 1387 | 2023-03-13 | |
67 | 청지기 | 1244 | 2023-03-20 | |
66 | 청지기 | 1609 | 2023-03-28 | |
65 | 청지기 | 1170 | 2023-04-02 | |
64 | 청지기 | 1661 | 2023-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