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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년 5월 4일] 어린이가 나에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 청지기
    조회 수: 5954, 2003-05-06 11:46:32(2003-05-06)
  • 평생을 함께 한 노부부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프로그램에 나갔습니다. 사회자가 문제를 내면 할아버지가 문제를 설명해주고 할머니가 재치있게 대답하는 식입니다.   할아버지가 첫번째 문제를 받아서 할머니에게 설명합니다.  “우리처럼 만나서 평생을 함께 사는 관계를 무어라 하지?”   그러자 할머니가 주저하지 않고 대답합니다. “웬수!”   당황한 할아버지가 재촉합니다.  “아니, 그게 아니고 네 글자로 있잖아”   그때서야 답이 틀린 것을 알아차린 할머니가 크게 소리지릅니다. “평생 웬수!”  정답은 ‘천생연분’이었습니다.

    여기에 우리 가정의 문제가 있습니다. 천생연분이 되어야 할 관계가 왜 '웬수'의 관계가 되었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꿈꾸고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면서 불행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기대를 가지고 결혼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결혼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한숨으로 세월을 보내고 체념과 고독으로 눈물짓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말 어떻게 어디서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이것이 우리의 고민입니다.

    시편128편 기자는 가정을 하나의 포도원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너의 집 안방의 네 아내는 포도알 푸짐한 포도나무 같고 밥상에 둘러 앉은 네 자식들은 올리브나무의 햇순과 같구나."(3절)   이렇게 행복해야 할 가정이 왜 때때로 지옥처럼 느껴질까요?

    가정에 대한 성경적인 바른 이해가 없이 내 생각과 감정대로 가정을 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은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공동체이며 인간 사회의 원천인 기초공동체입니다. 또 신앙적인 면에서 볼 때 가정은 하나의 작은 교회입니다.  하느님은 삼위일체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공동체 이십니다. 따라서 하느님은 하느님을 닮은 사랑과 일치의 공동체가 이 땅에 탄생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형상을 닮은 아담과 하와를 만드시고 가정을 이루게 하심으로 남편과 아내와 자녀가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가 이땅에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가정은 하느님이 만드셨기에, 가정에 부여된 가장 기본적인 거룩한 사명은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협력하는 일입니다. 부부의 사랑으로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생명의 은혜를 전달하는 봉사를 합니다.  출산은 하느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이 세상에 오게하시는 하느님의 섭리이며 부모는 그 아이들을 하느님의 선물(시편 127편 3절)로 받아들이고 이 땅을 새롭게 창조해가는 주님의 일꾼으로 양육하는 책임을 갖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린이가 나에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이것입니다.   부모는 자녀가 하느님이 주신 선물임을 알고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이제 자신들의 돌봄을 통해 그 자녀들이 주님께 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이 주님께 간다는 의미는, 우리 자녀들이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아이들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주님을 닮는 인격으로 성장하여 주님의 계획과 뜻대로 살아감으로 이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는 주님의 자녀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자녀들이 주님께로 가는 것을 가로막는 것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부모인 우리 자신들이 가장 큰 방해요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다수 부모들은 자녀를 내 소유로 생각하고, 자녀를 존귀히 여기지 않습니다. 부모의 뜻과 욕심을 채우고자 우리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가정에서 가족간에 사랑이 넘치는 교제의 시간이 없이 부모는 열심히 돈만 벌고 아이들은 공부만 해야 합니다. 대화가 사라지고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가 힘들어 집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없음으로 사회생활의 기초인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가정 안에서 신앙적인 활동은 기대하기 힘들어 집니다.    19세기 미국 역사에 그 이름이 빛나는 외교관 찰스 아담스(Charles Francis Adams,1807-1886)는 매일 매일 일기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는 어떤 날 일기장에다가 다음과 같이 기록을 했습니다.   "오늘은 아들과 함께 낚시를 다녀왔다. 하루를 낭비해 버리고 말았다!"  그의 아들은 나중에 미국의 유명한 역사가가 된 부르크 아담스(Brook Adams,1848-1927)인데 이 아들도 어려서부터 일기를 기록한 사람이었는데 아직도 남아있는 그의 일기장에는 똑같은 날짜에 다음과 같이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아빠와 함께 낚시를 다녀왔다. 나의 일생에 가장 기쁜 날이었다!"

    이렇듯 우리 가정에서 자녀들이 부모의 도움으로 신앙이 자라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인격으로 성숙하고 주님의 비젼을 품은 훌륭한 하느님의 자녀로 성장하는 가정의 기본적인 사명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어린이는 하느님이 부모에게 맡겨준 최고의 선물이요, 영광의 면류관임을 알고 우리 자녀들이 혹 부모인 우리들로 인해 주님께 나아가지 못하는 죄악이 우리에게 있지 않은지를 돌아봅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가수인 할버톤이 어느 날 어린 아들과 친구들의 대화를 엿들었다고 합니다. 한 소년이 아들에게 이런 자랑을 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이 도시의 시장님과 아주 친하다.  ” 그때 할버튼의 아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그래? 우리 아버지는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과 친하시다.”   할버톤은 아들의 말을 듣는 순간 너무 감격해 왈칵 눈물을 쏟았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에 신앙을 심어 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그때 비로소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자녀들을 온전하게 예수님께 인도하는 우리 어른이 되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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