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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2003년 4월 13일] (마르코 14:1-15:47)
  • 청지기
    조회 수: 6411, 2003-04-15 10:16:34(2003-04-15)
  • 너희가 단 한시간이라도 나와 함께 깨어 있을 수 없느냐?

    오늘은 성주간을 시작하는 고난주일입니다.  성주간이란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마감하시면서 겪으셨던 고난을 성경말씀과 기도를 통해 깊이 묵상하고 동참하는 기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마르코복음으로 예수님이 잡히시고 고통 속에서 죽으시는 수난복음을 읽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 듯이 예수님은 참으로 선하시고 아름다운 삶을 사셨던 분입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시며 친구가 되어 주셨던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곁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 예수님은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함께 살아가셨습니다.

    12제자들,  예수님과 제자들을 도와 주었던 막달라마리아, 마리아, 살로메 등 여인들, 군중들 등 예수님 곁에는 늘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예수님은 늘 그들을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수난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철저하게 버림받고 고독한 가운데 처절한 십자가의 죽음을 맞이하고 계십니다.

    가롯 유다가 배반하여 예수님을 팔아 넘깁니다.  14장 29절을 보면,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비록 모든 사람이 주님을 버릴지라도 저는 주님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라고 호언장담하던 베드로도 대사제의 계집종 앞에서 예수님을 모른다고 3번이나 부인합니다.  나머지 제자들도 모두 도망가 버리고 자취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호산나!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받으소서!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가 온다. 만세! 높은 하늘에서도 호산나!" 라고 환호성을 지르던 준중들도 이제는 모두 적으로 변하여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는 성난 군중으로 변하였습니다.

    완전하제 홀로 남아 고독하고 외롭게 십자가의 죽음을 맞이하시는 예수님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십자가에 죽으시기 전 날 밤, 게세마니라는 곳에 가셔서 기도하시는데 예수님도 완전한 사람이신지라 죽음을 앞두고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14장 36절, "아버지, 나의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나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라고 기도하셨습니다.

    14장 34절에서 예수님은 "내 마음이 괴로와 죽을 지경이니 너희는 여기 남아서 깨어 있어라"라고 제자들에게 당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괴로워 죽겠다고 토로하시는 것입니다. 내가 너무나 힘들어 기도하는데 너희도 함게 해 줄 수 없겠냐고 당부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런 주님의 마음도 알지 못한채, 곯아 떨어져 잠만 자고 있습니다.   이렇듯 주님의 마음을 모르니까 다 떠나버린 것이겠지요.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하느님께도 버림을 받았습니다.   우리들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리셨기에, 우리의 죄로 인해 거룩하신 하느님 아버지와도 영적으로 분리되어지는 쓰라린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영원전부터 한번도 분리된 적이 없는 너무나도 사랑하는 아버지에게서 분리되어야 하는 아픔, 그래서 예수님은 절규하십니다.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이것이 예수님에게는 가장 큰 고통이었습니다.

    십자가가 주는 육체적인 고통도 견딜 수 없지만, 예수님의 제자와 친구들, 세상으로부터 거부당한 정서적인 아픔도 큰 것이지만, 우리를 대신해서 - 우리의 죄를 그가 짊어지기 때문에 그의 아버지로부터 분리되는 영적인 고통이 가장 큰 아픔이었습니다.

    2000년 바로 이 때에 죄없으신 예수님,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사셨던 예수님은 이렇듯듯 고독과 고통 속에 가장 잔인한 십자가의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그분과 함께 하여야 할 시간입니다.

    게쎄마니에서 기도하실 때 잠들어 있던 제자들에게 3번이나 오셔서 말씀하시던 그 음성이 제 귓가에 메아리칩니다.

       "시몬아, 자고 있느냐?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

    이 한주간, 성주간 동안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시는 주님 곁에 내가 있기를 원합니다.

    아니 주님이 부르시는 그 날까지,  나를 구원하시고자 처절하게 버림받고 십자가에서 고난 당하신 주님을 사랑하며 주님 곁에 머물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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