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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년 9월 28일] 성찬례
  • 청지기
    조회 수: 2837, 2003-09-29 09:30:07(2003-09-29)
  • 대학시절 학생운동에 참여헸던 저는 데모를 주동한 이유로 군대는 면제를 받았습니다.  출감 후 복학하고 졸업하여 면제받은 군대 기간만큼 민중의 현장에 살겠다고 부평 4공단에 있는 공장에 취직하고 노동자들이 많이 모이는 교회에서 7년동안 청년회 기도간사를 하면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나이 30을 앞둔 29살에 ‘이제 나의 전 생애를 어떻게 살것인가?’를 고민하고 기도하던 중, 고2 겨울 방학때 받은 소명이 떠오르고 내 평생을 주의 종이 되어 살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어느 교단에 가서 목회생활을 할까 알아보던 중 성공회라는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교회 집사님이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인데 성공회라는 교단이 작지만 참 좋은 교회같다고 소개해주셔서 당시 성공회대학 학장이재정 신부님을 만나고 성공회교회에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나간 교회가 인천에 있는 간석교회인데, 주일미사에 참석하니 감리교회, 순복음교회, 장로교회에서 제가 경험했던 예배와는 전혀 다른 예배였습니다.  참 오랜만에 아름답고도 깊이있는 예배를 드린 아내와 저는 더 고민할 것 없이 성공회교단으로 옮기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제가 성공회사제가 된 단초는 성공회성찬예배였습니다.  물론 그 후로 제가 발견한 성공회 교단의 아름다운 모습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그때의 선택을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잘 구성되어 있는 예배형식, 아름다운 예전 음악들, 그리고 성찬예식이 참 좋았습니다.  전 우리 성공회의 성찬예배를 참 사랑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 주에도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이 아름다운 미사를 드리면서 우리의 예배의 대상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만나고 돌아가는가? 하는 것입니다.  꼭 새벽에 일어난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듯이 그저 영성체만 하고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을 많이 봐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설교 중간에 들어와서는 영성체만하고는 축복기도 전에 나가버리는 신자들이 적지않더라구요.  이런 분이 현재 우리교회에는 안 계십니다.  하지만 생기지 말라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무엇이든지 오랫동안 익숙한 것만 반복하면 본질과 내용을 잊어버리고 형식만 남게 됩니다.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습관적으로 의무적인 예배생활을 하게 되고 새벽에 일어나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형식이나 의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참되게 아버지께 예배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보 예배순서 맨 위에 있는 말씀을 함께 큰소리로 읽어봅시다.  

    "예배하는 사람들은 영적으로 참되게 하느님께 예배드려야 한다."(요한 4:24)

    영적으로 참되게 예배하는 태도에다가 우리가 드리는 성찬예배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예배하면 더 큰 은혜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성찬예배의 의미에 대해서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성공회신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할 성찬례’라는 소책자를 나눠드렸습니다.  이 소책자를 꼭 읽으시기 바랍니다.  성찬예배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예배란 하느님 아버지를 만나는 것이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함께 따라해 봅시다.  “예배란 하느님 아버지를 만나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드리는 성찬예배를 통해서 어떻게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을까요?

    첫째.  우리는 말씀을 통해서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 성공회 예배는 전반부에 ‘말씀의 전례’라는 순서를 진행합니다.  개회성가-개회기도-영광송-본기도-신약성경-시편-복음성경-설교-신앙고백-신자들의기도-죄의고백 등의 순서로 말씀의 전례가 진행됩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성경말씀과 설교입니다.  나머지는 생략할 수도 있고 그 순서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성경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성경을 CANON이라고 합니다.  잣대,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인생의 진리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고 하느님의 마음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주일예배에 일직 나와서 먼저 당일 성경본문들을 펴서 읽어보고 오늘 예배 가운데 하느님께서 말씀을 통해서 나에게 임재하여 주시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특별히 하느님은 설교를 통해서 당일 성경본문에 담겨있는 공동체와 개인을 향한 주님의 메시지를 전달하십니다.  설교자는 자맘대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 가운데 하느님이 공동체에 주시는 메시지를 듣고 그 응답으로 말씀을 전하게 됩니다.  제가 5주에 걸쳐서 예배를 주제로 한 말씀을 나누게 되는 것도 하느님께서 우리 공동체와 우리 각자가 하느님을 뜨겁게 사랑하고 영적으로 참되게 예배하는 예배자가 되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알기에 나누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설교를 통해서 하느님의 메시지가 전해져도 듣는이가 들을 귀가 없다면 주님을 만날 수가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설교를 듣는 여러분의 자세도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설교를 들으실 때 어떤 마음과 자세로 들으십니까? 데살로니카 2장 13절을 보면, 데살로니카 교우들은 사도 바울로의 설교를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우리가 늘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은 우리가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을 때에 여러분이 그것을 사람의 말로 받아 들이지 않고 사실 그대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 들였다는 것입니다.  이 하느님의 말씀은 믿는 여러분의 마음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성경말씀과 설교를 통해서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을 만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둘째 우리는 성체와 보혈을 통해서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하신 최후의 만찬에서 떡과 포도주를 통해서 우리를 대신해서 찢기신 예수님의 살과 흘리신 피를 기억하고 십자가의 은혜를 되새기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건립성체라고 합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모일 때마다 떡과 포도주를 나누면서 십자가의 은혜를 되새겼고 그것이 교회 안에 전통으로 자리잡히게 되면서 그 예식을 성체성사, 성찬례, 성만찬 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성찬의 전례는 봉헌으로 시작해서 성찬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성찬기도문은 오늘 읽은 서신 말씀 고린토전서 11장에 나오는 본문을 중심으로 해서 정리된 기도문입니다.  이 기도문 안에 복음이 들어 있습니다.  성찬기도 중에 떡과 포도주를 높이 드느데, 이때 여러분은 고개를 들어 성체와 보혈을 바라보면서 믿음으로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을 보고 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사제가 성찬기도를 드린 후 ‘주의기도’와 ‘하느님 어린양’을 암송하고 성찬을 나눕니다.  ‘영성체’라고 합니다.  

    성찬의 전례 중에 중심은 성찬기도와 영성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책자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성찬례를 통해서 네 개의 방향을 봅니다.

    첫째, 감사함으로 뒤를 봅니다.  떡과 포도주는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이 상처받은 몸과 그 흘리신 피를 기억하게 합니다.  영성체를 하면서 우리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죽으심으로 죄사함을 받고 구원받게 된 것을 감사하며 십자가를 뒤돌아 봅니다.  

    둘째, 고대하는 마음으로 앞을 바라봅니다.  그의 죽음을 기억하는 방법으로 예수님이 택하신 방법은 식사라는 것입니다.  식사는 종종 큰 일을 축하하는 방법으로 사용됩니다.  언젠가 천국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혼인잔치를 영원히 축하게 될 것입니다.  묵시록 19:9, “또 그 천사는 나에게 "'어린 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은 행복하다' 고 기록하여라" 하고 말했습니다.  또 이어서 "이 말씀은 하느님의 참된 말씀이다" 하고 말했습니다.

    빵과 포도주는 이것을 미리 맛보는 것입니다.  루가 22:16, “잘 들어 두어라.  나는 과월절 음식의 본뜻이 하느님 나라에서 성취되기까지는 이 과월절 음식을 다시는 먹지 않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셋째, 주위를 둘러보며 교회의 가족을 봅니다.  우리 모두의 주님이신 예수님의 살과 피를 함께 먹고 마심으로 우리는 하나임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고전 10:17, “빵은 하나이고 우리 모두가 그 한 덩어리의 빵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이니 비록 우리가 여럿이지만 모두 한 몸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서 돌아가신 형제와 자매들을 우리가 돌아볼 때, 어떠한 분열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공동체의 하나됨을 더욱 굳세게 하게 될 것입니다.  

    넷째, 기대하는 마음으로 위를 바라봅니다.  떡과 포도주는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언제나 성령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우리가 영성체를 하면서 하나됨으로 우리와 함께 하실 주님을 기대하고 바라봅니다.  

    마태 18:20,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이 믿음으로 성찬례가 거행될 대 주님은 성령으로 임하시어 예수님을 영접하게 하시고 병든 사람을 치유하시고 각 심령을 주의 은혜로 충만케 하시는 것을 우리는 종종 경험합니다.

    감사함으로 뒤를 돌아보고, 고대하는 마음으로 앞을 바라보고,주위를 둘러보며 교회의 지체들을 바라보며, 기대하는 마음으로 위로부터 임재하시는 주님을 바라보는 것이 성찬례의 의미입니다.

    크게 세번째로, 이제 우리는 예배를 통해 만난 하느님을 생활 속에서 드러내는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이것을 ‘파견례’라고 합니다.  주보에는 ‘말씀의 전례’ ‘성찬의 전례’ 두 부분이지만, “나가서 주의 복음을 전합시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멘.”하는 순간부터 파견례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흔히 우리가 드리는 이 성찬예배를 미사라고도 부르는데, 미사라는 말의 뜻이 무엇입니까? 미사일이라는 말이 같은 어원을 두고 있습니다.  미션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보내다.’ ‘파견하다.’ 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Missa을 사용한 것으로, 이 예식이 끝나면 주님이 명한대로 복음을 전하러 세상 속으로 파견한다는 뜻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은 성찬례를 거행할 것을 명령하시면서 ‘나를 기억하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기억한다는 말은 라틴어 ‘아남네시스’라는 단어로 단순히 지난간 과거를 회상하고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사건을 현재화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현재 너의 삶에 나타내라.” 예배의 긍극적인 의미, 예배를 통해 하느님이 우리를 만나주시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예배는 곧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부름받아 하느님을 예배하고, 예배를 통해서 만난 하느님, 그분의 사랑과 천국복음을 전파하는 생활말입니다.  로마서 12장 1절에서,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하느님의 자비가 이토록 크시니 나는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그것이 여러분이 드릴 진정한 예배입니다.”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예배에 참여하는 신자들은 자신이 드리는 예배의 수준만큼 세상에서 살아가고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수준 만큼 예배드리 됩니다.  

    말씀과 성찬례 통해서 임재하시는 주님을 만나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세상 가운데 거룩한 삶으로 하느님께 영광돌리는 예배자가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도합시다.

    “살아계신 성령님, 이 예배를 통해 우리가 주님을 만나길 원합니다.  말씀 가운데, 성체와 보혈 가운데 임재하시는 주님을 만나고 사악한 세상 속에 거룩한 주의 백성으로 승리하게 하소서.  성령이여 임하소서!”
    “살아계신 성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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