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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2015년 서울교구장 김근상 주교의 사목서신

  • ‘서로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하여!’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갈 새로운 날들을 허락하시고 변함없는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크신 은총이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의 모든 교우들과 성직자, 수도자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잊을 수 없는 4.16 세월호 참사, 세 모녀 자살 사건 등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이 겪은 아픔과 슬픔이 얼마나 우리를 울렸는지 모릅니다.


      오랜 갈등과 이견 끝에 마련된 세월호 특별법을 통해 보다 안전한 사회적 기반이 만들어지고 여전히 큰 슬픔에 잠겨 있는 유가족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기를 소망하며, 또한 우리 사회의 가난한 이웃들과 홀로 사는 노인들 그리고 소외된 많은 사람들을 더 돌아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교수신문에서 지난 2014년 한해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를 규정지을 수 있는 사자성어를 설문한 결과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선정하였습니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뜻으로 고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뒤바꾸는 행위를 비유하는 말이니 그만큼 우리 사회가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차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이 말을 오늘의 교회에 적용한다면 세상 빛과 소금이 되어 보다 공의로운 사회가 되도록 힘써야 하는 한국교회가 개교회의 성장과 개인의 축복만을 구하며 세상을 향해 예언자적인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신앙에 대한 지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회에서 내건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라는 표어처럼, 회개와 함께 한국 사회를 건강하게 회복해 가는 주님의 교회가 되고자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바라기는 우리 대한성공회가 신앙 회복과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는 선교의 중심에 서기를 소망합니다.


      특별히 대한성공회는 올해로 설립 125주년이 됩니다. 서울교구와 대전교구는 교구 설립 50주년이 됩니다. 또한 성가수도회 창립 90주년, 최초한인사제 서품 100주년을 맞이하는 의미 깊은 해입니다. 누차 강조했듯이 2015년은 새로운 선교의 원년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는 125년 전 복음을 들고 이 땅에 오시어 성공회를 전하고 헌신하신 존 코프(고요한) 주교님을 비롯한 많은 선교사들의 위대한 선교 정신을 기억하고 그분들의 선교에 대한 열정을 되살려야 할 것입니다.


      지난 한 해, 참으로 감사한 일은 대전교구의 새로운 주교로 유낙준 모세 신부님이 선출되어 성품 받고 승좌하셨다는 것입니다. 주교 선거 과정에서 갈등과 분열의 아픔이 있었지만, 이제는 하나 되어 새롭게 도약하는 일만 남았기에 그 희망으로 우리 모두의 가슴은 설레고 있습니다. 대전교구와 새 주교님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산교구도 지난 해, “교회다움, 교회다음”이라는 선교 목표로 창립 40주년 행사를 은혜롭게 마치면서 지역 사회를 섬기는 건강한 교회로 자리매김하고자 기도하며 선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서울교구는 대한성공회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하는 교구이기에 그 책임과 역할이 더욱 중대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구 창립 50년! 성경에서 50년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창조질서로 되돌리는 희년의 해입니다. 희년을 오늘날의 교회에 적용한다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본질은 선교입니다. 불꽃 없는 불이 없듯이 선교 없는 교회는 없습니다. 선교가 교회를 만듭니다.


      이미 우리에게는 세계성공회 공동체의 합의에 의해 정리한 선교정신으로 5대 선교지표(Five Marks)가 있습니다. 이 5대 선교지표는 성경이 말하는 하느님 나라 복음의 정신을 가장 올바르게 정리한 내용입니다.


      이것을 실천하는 것이 이 시대 교회를 향한 주님의 뜻이고 성공회의 정체성이며 변화와 성장을 위한 대한성공회의 방향입니다. 올 해에는 이 다섯 가지 선교정신을 신자 개개인의 뇌리에 각인하고 심장에 새겨서 교회의 모든 활동이 하느님 나라의 선교로 드러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서울교구는 2013년부터 ‘기도, 양육, 성장’을 선교 목표로 정하고 신자와 교회의 기초 체력을 다져왔습니다. 하느님과 쉼 없이 대화하고 하느님의 뜻을 분별하여 그 뜻에 순종하기 위한  기도, 그리고 양육을 통해 하느님을 아는 지식과 그리스도의 인격이 자라나도록 하여 신자 개인의 영적인 성숙과 교회의 성장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에 집중해 왔습니다.


      이런 노력 가운데 평신도 사역자를 양성하기 위한 세실대학이 굳건히 자리를 잡아 금년 가을에는 제1회 졸업생을 배출하게 됩니

    다. 교회 안에서 그분들이 역할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교회의 개척 모델인 선교형 교회들-희년교회, 질그릇교회, 걷는교회, 길찾는교회, 씨앗교회, 파주우물교회-은 점차 그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또 성공회의 불모지인 강원도 강릉에 개척된 교회는 서울교구 신자들의 정성이 모여 선교의 터전을 마련하고 올 2월에 축성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남양주교회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진접 지역에 교회가 개척되어 금년 봄 축복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선교현장 곳곳에서는 성안드레교회(국밥집교회)를 비롯한 작지만 아름다운 신앙공동체들이 꿈틀대며 교회 설립을 준비하며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교회 개척과 그를 통한 하느님 나라의 확장에 헌신하시는 사제들과 봉사자들, 그리고 기도와 물질로 협력하여 주시는 교우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주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올 해도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신자 개인과 교회공동체는 기도와 양육을 통한 신앙의 성숙과 교회의 성장에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신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기도를 배우고 훈련하며 주님과의 깊은 교제를 경험하도록 도와주는 기도학교와 피정이 교회, 교무구 단위로 활성화시키는 일에 매진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영국성공회가 복음화 10년 운동과정 중에 만든 ‘엠마우스’ 양육성장교재를 우리 실정에 맞게 잘 편찬하여 신자들이 지속적으로 훈련하며 성숙해가도록 하는 공동양육과정이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마태오 28:19-20)는 예수님의 지상대명령이 우리 교회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서울교구 모든 신자들이 ‘기도와 양육’을 통해 각 개인의 신앙이 ‘성숙’하여 서울교구 설립 55주년이 되는 2020년에는 출석신자가 배로 ‘성장’하게 되는 꿈을 꿉니다. 그러면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의 선교적 역량은 10배 이상을 발휘하게 되어 우리교회는 이 땅의 교회와 세상의 변화 중심에 서서 사랑과 공의와 정의가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세워가는 주님의 교회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서울교구는 기도와 양육을 통해 내적인 성숙과 성장을 도모하면서도 경계를 넘어 우리 사회와 우리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며 어디든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일에도 열심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대한성공회는 많은 성직자들을 일본성공회, 필리핀성공회와 미국성공회에 선교사로 파송하여 그 지역의 한인 신자는 물론 성직자가 부족한 현지주민들을 보살피며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먼 이국땅에서 외롭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복음을 위해서 헌신하고 있는 사제들을 기억하며 더 많은 기도와 후원으로 그들의 선교 사역을 도와야 합니다.


      또한 가난으로 인해 부모의 돌봄도,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캄보디아 ‘미래로 학교’ 운영지원에도 우리의 관심과 사랑이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우리는 두고 온 북녘의 교회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2010년 전국의회에서 서울교구장인 제가 평양교구장을 겸임하는 것으로 결의한 바 있습니다. 이는 해방과 분단이 시작된 지 70년이 됐음에도 분단의 아픔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 조국이 속히 평화롭게 하나 되기를 바라는 통일에의 의지입니다. 북한의 동포들도 주님의 사랑으로 돌봐야 하는 하느님의 백성입니다. 


      따라서 ‘평화를 일구는 사람들’(TOPIK)을 통한 인도적 통일 지원 사업은 계속 전개 되어야 하며 탈북여성을 지원하는 GFS의 ‘우물가 프로젝트’ 에도 더 큰 관심과 기도가 따라야 합니다.


      선교 125주년이 되는 올 해, 마침내 수년간 작업해온 새 성가를 봉헌하게 됩니다. 새 성가를 통해 주님의 영광을 소리 높여 찬양하는 가운데 보다 깊이 하느님의 현존하심을 경험하게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성가개편위원회의 그동안의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9월 29일부터 서울에서 개최되는 ‘미국성공회 아시아선교공동체(EAM) 선교대회’ 를 비롯하여 선교 125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대한성공회 모든 신자들은 물론 해외의 많은 형제자매들이 함께 선교의지와 정성을 모아 펼쳐질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의 선교역량이 더욱 증대되어 새로운 세대를 위한 대한성공회 신앙공동체가 더욱 더 견고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난해 여러 가지 일로 많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하느님의 은총으로 헤쳐 나왔듯이 금년 한해도 더 뜨겁고 간절한 마음으로 여러분과 함께 새날을 열어 나갈 것입니다. 새해에도 우리 대한성공회의 모든 교회들이 이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위로가 되고 소망이 되어 주님께서 바라시는 교회로 든든히 자리하기를  바랍니다. 

      
      이 사명으로 부름 받은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의 모든 성직자, 수도자, 교우 여러분에게 새해에도 변함없는 하느님의 크신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5년 1월 1일 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김근상 바우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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