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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15일 삼위일체주일
  • 2014년 6월 15일 성삼위일체주일

     

     

    1. 미국에 잘 다녀왔습니다. 미국에 도착한 지지난 한 주 동안에는 EAM(미국성공회 아시아 미션) 한인교회 선교회의, 김근상 주교님의 둘째 딸 김예인 에스더의 부제서품식, 그리고 미국교회 예배 등에 참여하면서 바쁘게 지냈고 지난 한 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임요한신부님과 강베드로회장님과 교제하며 쉼을 가졌습니다.

     

     

    2. 두 주간 지내면서 이민자들의 나그네된 삶이 얼마나 고단한 삶인지, 이민목회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았습니다. LA에는 제자들교회를 포함해서 4개의 한인성공회가 있는데 다들 20명에서 40명 정도여서 자립이 어렵습니다. 더 많은 기도가 필요합니다.

     

     

    3. 제가 없던 두 주간 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더군요. 먼저 인도가 생기니 참 좋습니다. 수년 전, 수요예배 오시던 조복순 교우께서 인도가 없던 교회 앞 도로에서 승용차에 치어 돌아가신 일이 기억이 납니다. 늘 안전사고가 염려되었는데 참 감사한 일입니다. 또 11년이나 사용했던 교회 차량을 바꾸고자 그랜드 카니발이 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4. 지난 주일에는 성령강림절 연합집회가 은혜롭게 마쳤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연합집회를 섬기느라 애쓰신 찬양팀과 여선교회 등 교우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119”. 하느님의 잃어버린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는 전도자가 되어 11월 9일을 D-day로 열심히 전도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 사전에 진행되는 전도여행에 많이 참여하시어 우리교회가 전도를 통해 하느님의 나라를 확장해가는 2014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5.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말씀드립니다. 지금 제가 설교를 시작하면서 누구의 이름으로 말씀드린다고 했나요? 그리고 어떤 행동을 했나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마 다른 개신교 교단에서 신앙 생활하다가 오신 교우 분들이 가장 어색한 부분이 이 십자성호를 긋는 행위일 것 같아요.

     

    6. 어떤 분들은 십자성호를 긋는 것을 보면서 성공회를 천주교의 작은 집으로 여기시는 분들도 있는데, 성공회는 분명히 천주교에서 종교개혁을 하고 새롭게 시작된 개신교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성공회는 초대교회부터 내려오는 아름다운 신앙 전통을 계승하면서 그 전통에 담긴 신앙적인 의미를 살려내려고 합니다. 그 좋은 예가 십자성호입니다.

     

    7. 십자성호는 인류 구원을 위해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내가 예수님에 의해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상징하는 십자가 모양으로 머리와 가슴과 양 어깨에 그을 때, 머리를 짚는 것은 모든 생각을 다한다는 것이고, 가슴을 짚는 것은 모든 마음을 다한다는 것이고, 양 어깨를 짚는 것은 모든 힘을 다하여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이를 위해서 자기를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따르겠다는 믿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8. 십자성호를 많이하게 됩니다. 먼저 기도 전후에 십자성호를 합니다. 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십자 성호를 긋는 것은 기도에 필요한 자세를 갖추게 하며 기도를 드리고 나서 십자성호를 긋는 것은 하느님이 베푸신 은총을 우리 안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9. 예배 중에도 십자성호를 하는 때가 많습니다. 신앙고백을 마칠 때, 성찬기도 중에 종을 칠 때, 사제의 축복기도가 있을 때 합니다. 예배 중 대표적인 십자성호는 복음 성경을 읽을 때 하는 것입니다. 엄지손가락으로 ‘주께(이마)’ ‘영광을(입술)’ ‘드립니다(가슴)’에 작은 십자가를 그리면서 하는 십자성호인데 이는 복음 말씀을 머리로 받아들이며 입으로 고백하며 마음에 새겨 실천하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10. 십자 성호를 하면서 보통 함께 드리는 기도가 있는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라는 기도입니다. 이것을 ‘성호경’이라고 합니다. 성호경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말씀과 초대교회의 세례 신앙 기도문에 기원을 두고 있는 가장 짧으면서도 중요한 오래된 기도입니다.

     

    11. 이렇게 모든 일의 시작과 끝에 바치는 성호경은 모든 일을 내가 하는 것이 아닌 거룩하신 하느님의 이름인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주님과 함께 한다는 신앙고백입니다.

     

    12. 성호경에 관한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오늘은 성삼위일체주일이기 때문입니다. 성호경은 하느님이 성부 성자 성령 세 분이신데 온전히 하나 아울러 하느님은 한 분이시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세 인격을 가지고 계시다는 삼위일체의 신앙을 고백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13. 삼위일체 신앙은 초대 교회 신자들의 하느님 체험에서 형성된 신앙고백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서 예수님께 나의 주, 나의 하느님이라는 고백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오순절에는 성령강림사건을 통해서 내 안에 거하시는 성령 하느님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14. 이렇듯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성령의 강림사건을 통해 하느님이 한 분이 아닌 성부 성자 성령으로 존재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신약에는 하느님을 언제나 성부 성자 성령 삼위 일체 하느님으로 기록합니다. 오늘 서신말씀도 그렇습니다.

    고후 13:13,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께서 이루어 주시는 친교를 여러분 모두가 누리시기를 빕니다.

     

    15. 하지만 성경은 이미 구약성경에서부터 하느님의 삼위일체이심을 보여줍니다. 구약 성경의 시작이 되는 창세기 1장을 봐도 삼위 하느님이 함께 창조에 참여하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성부 하느님의 창조, 빛이 있으라는 말씀 - 로고스가 성육신하신 성자 예수님, 그리고 하느님의 기운 - 루아흐는 성령님이십니다.

     

    16. 그림 하나를 보겠습니다. 15세기 러시아 정교회의 위대한 성상 화가 안드레이 루블료프가 그린 ‘삼위일체’라는 작품입니다. 루블료프는 성삼위의 모습을 주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세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신 창세기 18장 1-15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17. 이 장면은 아브라함이 자신에게 나타난 세 사람을 지극히 환대하는 모습, 그리고 주님께서 아브라함의 부인 사라가 아이를 가질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림에는 아브라함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사람으로 나타나신 삼위 하느님의 모습만 그려져 있습니다.

     

    18. 이 그림을 감상한 영성가 헨리 나우웬 신부의 “주님의 아름다우심을 우러러”라는 글을 보면 삼위의 하느님이 어떻게 하나됨을 이루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세 거룩한 천사가 나누고 있는 친밀한 대화에 동참하라고, 그리고 식탁에 더불어 앉으라고 부드럽게 초대하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성자한테로 몸을 기울이신 성부의 움직임과 성부한테로 몸을 기울이신 성자와 성령 두 분의 움직임은 하나의 움직임을 이루게 되고, 기도하는 사람은 그 안에서 마음이 드높여지고 든든해진다.”

     

    19. 세 분 하느님 상호간의 초대와 환대를 통한 ‘상호 내주’(相互內住), 내가 그 안에 있도록, 그가 내 안에 있도록 하는 사랑이 삼위일체의 사랑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느님은 완전한 사랑으로 온전한 일치를 이루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을 바로 그 사랑의 관계 속으로 초대하고 계십니다.

     

    20. 이렇게 하느님은 사랑으로 하나되는 공동체를 이루시는 분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교회의 본질을 바로 알게 됩니다. 교회란 다름아닌 하느님의 사랑으로 세워져가는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교회공동체를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배우며 훈련하면서 초대하고 환대하는 사랑의 사람으로 성장하고 성숙해 가는 것입니다.

     

    21. 하느님이 삼위일체라는 것은 그 어떤 교리나 개념이 아닙니다. 바로 예수님이 새계명으로 주신 말씀 -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계명을 살아가게 하는 사랑의 능력입니다.

     

    22.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주님을 믿게 될 때 사랑의 영이신 성령님은 그 사람 안에 내주하십니다. 내주하시는 성령님은 그리스도인들을 성부 성자 성령 하느님의 사랑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게 합니다. 신앙이란 하느님의 사랑을 더 깊이 깨달아 알아가는 것입니다. 믿음은 교회공동체 속에서 그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구요.

     

    23. 하여 사랑이신 하느님의 사람으로 겸손히 지체를 섬기고 용서하고 용납하며 기꺼이 자신의 재물까지도 나누며 공동체를 세워갑니다. 이럴 때 세상 사람들은 교회를 통해 사랑을 알게 되며 하느님께 돌아오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전도입니다.

     

    24.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지상대명령,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치라”는 말씀의 내용이 바로 이것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의 능력이 저와 여러분 안에, 우리 공동체에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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