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세월호 참사에 따른 권력에 대한 영적전쟁의 관점 - 김요한 목사 (출판사 새물결플러스 대표)
  • 세월호 참사를 기독교적으로 해석하고 접근하는 데 있어서 상당수 목사님들이 현정부를 믿고 응원하고 중보하는 것이 성경적 태도라는 입장을 강변하기에, 나는 여기에 정면으로 반대하여 현 정부의 배후에는 정사와 권세라는 악한 영들이 존재하며,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궁극적 싸움은 이 악한 영들과의 싸움이라는 점을 밝히고자 이 글을 쓴다.
    다만 이 짧은 글에서는 자세히 언급할 수 없으므로 아주 간단히 몇몇 생각의 단초들만 표하고자 한다.

    1. 신약성경은 이 세상의 정부와 제도와 법의 배후에 '정사와 권세'라고 불리는 영적 실재들이 있다고 말한다.

    2. 윌리엄 스트링펠로우란 신학자는 정사와 권세가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함을 지적하면서, 정사와 권세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 적이 있다.

    - 종류, 수, 이름이 매우 많고 다양함
    - 타락한 피조물임(무질서와 혼란과 경쟁 속에서 번성함)
    - 거꾸로 된 통치(생명을 배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인간화시킴)
    - 선량하지 않고 공격적임
    - 모든 사람들을 피해자로 만듦(본인들이 알든 모르든)
    - 지도자들을 노예로 만들어 꼭두각시로 부림
    - 자신의 생존 자체가 늘 위태로우므로 늘 서로 경쟁함
    - 자신의 생존을 위해 늘 새로운 도덕을 만들어 냄

    3. 칼바르트, 본회퍼, 핸드릭 벌코프, 휘틀리, 하인리히 쉴러, 오스카 쿨만, 로버트 웨버와 같은 신학자들은 정사와 권세 개념에 대한 집중적인 토론을 전개했던 사람들로서, 이들의 정사와 권세 개념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 영적, 인격적, 초자연적 존재다. 타락한 정사와 권세는 정규적으로 인간 생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하여 '미혹'을 그들의 전술로 이용한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인간 사회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존재를 다른 것으로 가장한다.
    - 영적 존재가 주조해내는 '어떤 제도의 영성'이다. 이는 영적 존재가 이 세상을 다스리기 위해 사용하는 정신적인 수단이며, 특히 어떤 류의 이데올로기를 통한 환상의 제시는 정사와 권세의 또 다른 표현이다.
    - 사회적 체제와 구조다. 제도의 영성은 객관적 제도로 실체화 된다. 대체로 사람, 정치 및 사회적 제도, 역사적 조건과 정황, 종교적 제도는 정사와 권세의 또 다른 표현이다.

    4. 현대에 이르러 정사와 권세에 대해서 가장 포괄적인 연구를 했던 월터 윙크는 정사와 권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 정사와 권세는 신약성경 전체에 걸쳐 묘사된다.
    - 정사와 권세는 천상적인 동시에 지상적이며, 신적인 동시에 인간적이고, 영적이기도 하고 정치적이며, 불가시적인 동시에 구조적이다.
    - 정사와 권세들은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다. 문맥 속에서 구체적으로 소개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용어가 천상의 것과 지상의 것, 신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좋은 권세와 악한 권세 모두를 의미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정사와 권세와 관련된 용어들을 포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5. 특별히 윙크는 정사와 권세에 의한 주요 증상을 개인의 외적인 사로잡힘, 개인의 내적인 사로잡힘, 집단적 사로잡힘으로 구분한다.

    - 개인의 외적인 사로잡힘이란 어떤 사람이 '자아와 유리된 외적인 영적 실체'에 의해 점거되는 것을 말한다. 흔히 말하는 귀신들림이 그것이다.
    - 개인의 내적인 사로 잡힘이란 인간성에 본래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타락한 욕망이다.
    - 특별히 윙크는 집단적 사로잡힘을 통해서 한 집단이나 나라 전체가 악령에 의해 장악되어 일괄적으로 마귀에게 굴복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집단적 귀신들림은 국민 전체의 대중정신병의 형태를 취하는 데 이는 소위 사회적으로 공유된 정신병리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 사회가 정사와 권세에게 사로잡히면, 국민들은 자신들이 그것에 사로잡혔는지를 깨닫거나 느끼지를 못한다. 악이 사회에 깊이 침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죄의식을 느끼지도 않고 집단적 가학증이 대중의 도덕성을 장악한다.

    6.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한국사회에 만연한 정치적 부패와 무능, 집단 이기주의, 도덕적 불감증, 과도한 경쟁심리, 승자독식법칙 등은, 그 이면에 정사와 권세가 작용하는 집단적 사로잡힘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7. 그렇다면 이명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형 지배세력은 과연 선한 정사와 권세의 영향을 받는 집단인가, 혹은 악한 정사와 권세의 지배를 받는 집단인가?
    나는 이에 대한 귀중한 단초가 요한복음 8:44에 잘 나타난다고 본다.
    "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대로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 이는 그가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라"

    여기 보면, 사단은 한 마디로 거짓말쟁이다. 그렇다면 사단적 정사와 권세가 갖는 특성 하나는 '거짓'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난 7년 간 경험하고 있는 이 정부의 본질은 진실에 기초한 것인가, 아니면 거짓에 기초한 것인가? 더 구체적으로 세월호 참사 하나만 놓고 볼 때, 정부는 사건의 초기부터 진실에 입각하여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했는가, 아니면 온갖 거짓말을 늘어놓으면서 진실을 덮기 급급했는가?

    나는 여러분들이, 일련의 사건들 속에 나타난 현 정부의 행태를 볼 때 그 배후에 있는 정사와 권세가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를 충분히 판단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문제는, 현 정부의 배후에 있는 정사와 권세들이 하나님께 복종하고, 하나님의 의와 공평을 실행하는 심부름꾼을 하는 대신, 하나님의 통치를 거스리며 우리 국가와 사회를 마성화 시키려는 영적 실재라고 할 때, 과연 그 때에도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정부를 지지하고 거기에 찬동하며 순종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8. 복음이란 예수가 십자가에서 사단의 세력인 정사와 권세를 정복하시고 승리하셨다는 구원의 좋은 소식이다.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정사와 권세의 정체를 밝혀내고 이기셨다.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화여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느니라"(골 2:15)

    9. 그럼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승리를 힘입어, 오늘 이 땅에서 벌어지는 정사와 권세들과의 대결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까?
    나는 적어도 네 가지 과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정사와 권세의 정체를 정확히 분별하고 그것의 정체를 가감없이 까발리는 것이다.
    신약성경 요한계시록은 이 점에서 탁월한 모범을 보여준다. 요한계시록의 저자는 로마제국으로 대변되는 정사와 권세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짐승 혹은 바벨론 등의 그림언어를 동원하여 그 실체를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다.

    둘째, (강력하고 끈질긴 기도를 통해서)정사와 권세들을 결박하는 것이다.

    셋째, 정사와 권세의 미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신학과 인문학 공부가 동반되는 영적 지혜와 총기를 배양하는동시에 순결하고 청빈한 삶을 통해서 스스로를 재물과 권력의 유혹으로부터 지켜낸다.

    넷째,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를 통해서 정사와 권세가 지배계급을 통해서 그 마성을 정치적으로 관철하려고 하는 것에 저항하고 그것을 방지한다.

    나는 비단 세월호 참사 뿐 아니라, 더 크게는 우리 민족 5천년 동안 반복되어온 지역감정, 계층간의 갈등, 지배계급의 부패와 무능, 정직하지 않은 심성, 적당주의, 혈연, 연고주의, 남북 대결등의 모든 문제의 이면에 바로 이 정사와 권세의 작용이 본질적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보며, 따라서 이런 정치적, 사회적 문제 앞에서 기독교 목사들이 현 체제의 질서와 힘의 논리를 무작정 옹호하고 변호하는 것이 성경적이라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오히려 성령께서 주시는 지혜를 힘입어 그 때 그 때의 사안마다 과연 우리 사회의 배후에 어떤 영적 세력들이 역사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분별하고 또 거기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더 성경적인 태도며 신앙이라고 믿는다.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582 청지기 5030 2014-06-18
581 김장환엘리야 4420 2014-05-30
580 김장환엘리야 5182 2014-05-26
579 김장환엘리야 4932 2014-05-09
578 김장환엘리야 4607 2014-05-07
577 김장환엘리야 3973 2014-05-07
576 김장환엘리야 3893 2014-04-30
김장환엘리야 5903 2014-04-29
574 김장환엘리야 3025 2014-04-01
573 김장환엘리야 4800 2014-03-15
태그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