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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회가 비로소 나아가야 할 방향, 정의 (조영민 /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 정책위원장 )
  • 조회 수: 1165, 2009-08-07 17:32:53(2009-08-07)


  • 나누려는 말씀은 이사야서 1장 10 ~ 17절 말씀인데요.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 1:10) 너희 소돔의 관원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너희 고모라의 백성아 우리 하나님의 법에 귀를 기울일지어다  
    (사 1:11)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의 무수한 제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숫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나는 수송아지나 어린 양이나 숫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사 1:12) 너희가 내 앞에 보이러 오니 이것을 누가 너희에게 요구하였느냐 내 마당만 밟을 뿐이니라  
    (사 1:13)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 분향은 내가 가증히 여기는 바요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그러하니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
    (사 1:14) 내 마음이 너희의 월삭과 정한 절기를 싫어하나니 그것이 내게 무거운 짐이라 내가 지기에 곤비하였느니라
    (사 1:15) 너희가 손을 펼 때에 내가 내 눈을 너희에게서 가리고 너희가 많이 기도할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니 이는 너희의 손에 피가 가득함이라  
    (사 1:16) 너희는 스스로 씻으며 스스로 깨끗하게 하여 내 목전에서 너희 악한 행실을 버리며 행악을 그치고  
    (사 1:17) 선행을 배우며 정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도와 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하셨느니라

    10절; 청자와 주제 말씀

    10절 말씀에는 우선 본문의 청자가 나옵니다. 청자를 소돔의 관원과 고모라의 백성으로 말씀하고 있는데요. 선지자 이사야가 활동하던 시기가 BC 700년 전후임을 감안할 때 약 1,300년 전 소돔의 관원과 고모라의 백성을 청자로 들고 있는 것은 불법과 타락의 대명사격인 소돔과 고모라에 비유함으로써 실제 청자인 이스라엘 백성들, 그리고 그들이 살고 있는 시대가 그만큼 악하다는 것을 말씀하기 위함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소돔과 고모라의 백성이라고 하지 않고 소돔의 '관원'과 고모라의 '백성'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우선 다스리는 자와 다스림 받는 백성 모두, 즉 이스라엘 모두가 본문의 청자에 해당됨을 말씀함과 동시에 본문의 결론 자체가 '관원'에 특히 해당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특별히 구분해서 말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어지는 내용을 보면 10절의 하반절에서 '우리 하나님의 법에 귀를 기울일지어다'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이 말씀은 본문 전체의 대전제이자 주제 말씀입니다. 또한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이어지는 내용들을 감안할 때 단순히 '듣는다'의 의미가 아니라 '귀 기울여 듣고 따른다', 즉 청종(聽從)의 뜻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따라서 본문 10절은 '너희 불법을 행하는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아, 너희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우리 하나님의 법을 귀 기울여 듣고 그 법을 따르라'는 말씀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수천 년 전의 말씀을 현대에 적용하는 데에는 많은 조심성이 필요하겠습니다만, 기본이 되면서도 가장 좋은 방법은 텍스트가 쓰여질 당시의 시대 배경과 우리가 처한 상황을 맞춰 보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본문이 현 시점에서 한국 교회에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1 ~ 14절; 불법 중 행하는 헌물과 절기들을 그치라

    11 ~ 14절에서는 불법과 악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시는 것은 아니고 불법과 더불어 절기를 지키고 제물을 바치는 가증한 행위를 하나님께서 도무지 용납하지 못하신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특히 11절에서는 불법 중에 바치는 많은 제물이 무익한 것이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12절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것을 하나님 앞에 보이려고 가져오는데 하나님께서는 이런 불법 중 제물을 요구하신 적이 없고 헛되이 자리만 차지한다는 것을, 따라서 13절에서는 이러한 헛된 제물을 가져오지 말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또한 분향, 월삭,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온갖 성회를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그 이유는 이처럼 성회와 제물을 드리면서 더불어 (하나님의 법에서 떠나) 악을 행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도무지 참으실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심지어 14절에서는 하나님께서 '그 마음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정기 월삭과 절기를 싫어하시며 이것들이 하나님께서 지시기에 피곤할 정도로 무거운 짐이라고까지 말씀하십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는 본문이 현 시점에 있어서 교회에 주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 교회가 행하는 일들을 생각할 때 11절 ~ 14절 말씀이 어찌나 구구절절 다가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교회가 그간 지은 죄가 얼마나 큰지요? 범위를 그다지 넓힐 필요도 없습니다. 교회 내부의 부패와 타락이나 각 교단 내부의 온갖 부정과 이로 인한 내홍(內訌)들은 차치하더라도, 그리스도인들의 불로소득에 대한 추악한 탐닉, 기독교 정권이라고 하면서 종부세 무력화를 비롯하여 성경적인 정책에서 가장 먼 정책들만 골라서 내는 '아이러니 정권'을 탄생시키는 데에 결정적으로 공헌하고는 일의 옳고 그름은 분별하지 않고 다만 교회 직분자가 하는 일이니 일단 밀어주자고 하는 악한 모습들, 강제철거 중 참사를 당한 이웃과 그로 인해 도무지 풀리지 않는 억울함 속에 있는 그 가족들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과 침묵, 또는 이 같은 불의에 대한 암묵적 동조 등 셀 수도 없이 허다한 불법과 불의 가운데 하나님 앞에 드리는 헌금과 예배를 하나님께서 얼마나 가증스럽게 여기실까요?

    15절; 하나님께서 기도를 듣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이제 15절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향해 손을 뻗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 눈을 감추시고, 즉 하나님을 향해 손을 뻗어도 그 백성을 돌아보지 않으실 것이고, '많이' 기도하더라도 듣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까닭은 그들의 손이 피로 가득하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그 손이 피로 가득하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는 더 찾아봐야 알겠습니다만 추측컨대 약자들의 여러 가지 억울한 직접적 죽음에 대한 책임을 말씀하시는 것일 수도 있겠고 혹은 불법이나 행악을 말씀하시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제 아내가 "어떤 사람이 하나님의 법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고 그 방향을 꾸준히 추구하고 있으면서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순수하게(?) 계속 그릇된 방향으로 기도한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질문을 해 온 적이 있습니다.  저는 15절 본문에 이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답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 하나님께 손을 뻗고 아무리 많이 기도해도 하나님께서는 듣지 않으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찬가지로 교회가 아무리 하나님 앞에 손을 뻗고 '많이', 심지어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한들, 만일 교회가 하나님의 법과는 무관하게 가르치고 행하거나 기도의 내용 자체가 하나님의 법과 멀리 있는 것이라면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결단코 듣지 않으실 것입니다.

    16 ~ 17절; 비로소 나아갈 방향, 정의

    이제 16절과 17절에서는 비로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이 청종하기를 원하시는 법의 내용을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16절, 스스로 씻고 깨끗이 해서 하나님 앞에서 자기의 행실 중 악을 멀리하고 악행을 그치며,
    17절, (깨끗이 함과 동시에 악을 멀리함으로써 비워둔 그 자리에 다음으로 채우라고 말씀하신다고 생각됩니다.)
      - 선행을 배우고
      - 정의를 추구하며,
      - 압제 받는 자(the oppressed)를 구원하고,
      - 고아를 위해 신원하며
      - 과부를 위해 변호하라고 명령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하나님께서 헌물과 각종 절기, 제사 자체를 싫어하신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찾으시는 가장 본질적인 모습, 즉 정체성의 근간이 이러한 헌물이나 제사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제 아무리 대단한 헌물이나 제사를 하나님 앞에 드린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법에 대한 청종이 없다면 이 모든 것이 허사요 가증한 일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의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하나님의 법의 중심에는 16 ~ 17절 말씀처럼 바로 공평과 정의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 앞에서 공평과 정의를 행하는 것은 그분의 백성 된 자에게 있어서 단순한 사회 윤리적 도리가 아니라 본질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이죠.

    보통 교회에서는 예배와 헌물, 이러한 것들을 본질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공평과 정의는 많이 양보해서 좋은 것이지만 본질과는 거리가 먼 내용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는 말씀의 내용과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먼저 깨끗이 하고 정의를 행하라는 본문 속에서 우리는 공평과 정의를 행하는 것이 예배를 예배답게, 헌물을 진실되게, 기도를 올바르게 만드는 그리스도인의 핵심 이슈임을 알게 됩니다.

    한국 교회가 부디 정의의 길로 돌이키고 성토모가 이 일에 꾸준히 쓰임 받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댓글 3

  • 김장환 엘리야

    2009.08.08 23:29

    아멘~!^

    성토모 수련회 잘~ 다녀오셨습니다.

  • 이병준

    2009.08.11 18:29

    "그리스도인들의 불로소득에 대한 추악한 탐닉" 이 저안에 자리잡고 있음을 회개합니다.
  • Profile

    김바우로

    2009.08.19 18:1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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