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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도와 관련한 질문들(1)
  • 김홍일(성공회사제, 선교훈련원)


    * 연재를 시작하며

    기도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법한 질문들에 대하여, 또는 좀 더 깊은 기도생활과 영성생활을 갈망하는 분들이 품고 있을 법한 질문들을 중심으로 글을 연재합니다. 이 글은 필자의 창작이 아니라 Mount of Carmel Magazine 에 연재되었던 'Counsel'과 관련된 자료들을 참조하였음을 밝힙니다.



    * 묵상(黙想)기도란 무엇입니까?


    아빌라의 데레사는 그녀가 80대 였을 때 묵상기도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 생각에 묵상기도란 우리를 아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과 자주 더불어 교제하고, 하느님과 외따로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상 그 무엇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기도에 대하여 생각할 때 흔히 떠올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하며 말로 시작하는 기도나 혹은 기도서에 나온 기도문을 읽으며 기도하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합니다. 이처럼 자세히 말로 하느님께 이야기하듯 드리는 기도를 우리는 구송(口誦)기도라고 합니다.

    묵상기도란 말이 아니라 우리들의 상상이나 기억, 추론, 성찰 등 우리의 생각을 사용하여 드리는 기도를 말합니다. 그러나 묵상을 하는 방식은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데 어떤 사람은 대화를 하듯 청각적으로 묵상을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이미지나 그림을 떠올리듯 시각적으로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성찰이나 추론을 통한 깨달음으로, 어떤 사람은 아주 단순한 생각이나 느낌으로, 어떤 사람은 마치 영화를 보듯이 종합적으로 묵상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느님과 편안하고 자유롭게 교제를 나눌 수 있는 곳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묵상기도의 방법들이 있지만 어떤 묵상 방법도 모든 사람에게 적합할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정해진 한 가지 방식으로 우리를 초대하시는 분이 아니고 각 사람의 고유함을 소중하게 살피시고, 만나주시고, 교제하시길 원하십니다.

      

    * 묵상기도는 전문적인 훈련이나 학습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기도입니까?

    학문적으로나 이론적으로서 묵상기도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 묵상기도는 참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기도일 것입니다, 하지만 기도를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론적인 학습이나 공부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여러분이 자동차 작동이나 기계에 대하여 이론적인 학습이나 공부 없이도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시동과 함께 움직이는 기계들의 작동을 믿고 의지할 수만 있다면 운전을 하기 위하여 기계구조와 작동원리를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영성생활도 이와 비슷합니다. 일상 가운데서 정기적인 영적독서와 성찰을 통하여 정신기도의 성장과 진보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를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자신보다 기도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일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영적성장에서 어떠한 안내자도 참다운 안내자이신 성령님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지만 영적성장과 진보를 이루는 과정에서 영적동반과 안내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있는 기도그룹에 참여하거나, 개인적으로 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를 갖는 일은 기도의 성장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 매일 아침 하느님께 기도하고, 일상에서 자주 하느님을 생각하며 생활합니다. 나는 묵상 기도를 드리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상의 어떤 특별한 시간과 실천이 필요합니까?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이란 우리가 매일 아침 기도하고, 일상 속에서 하느님에 대하여 자주 생각하는 것과 같은 우리의 영적인 행위들 그 이상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과의 일치란 우리의 행위만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마음, 태도까지 하느님에 의해서 인도되고 통제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우리 내면의 이기적 자아가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또 다른 자아, 우리의 참자아이신 하느님께 온전히 이끌리는 삶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우리 영혼을 어떻게 다루시는지, 우리가 실천하여야만 하는 미덕과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에서 우리가 넘어서야만 하는 장애물들이 무엇인지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또한 시간을 내어 하느님의 인도하심에 보다 민감하게 자신을 열어 드릴 수 있는 조용한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를 인도하시길 원하시며,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안내하심에 우리 자신을 맡겨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하느님께 충분한 시간을 내어드리고, 하느님의 은혜와 함께 협력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하느님의 은혜는 우리 생활 가운데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시게 되고,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우리에게 장애가 되는 것들을 걷어내시어 불가능하게 보이던 온전한 삶으로 우리를 안내할 것입니다.

댓글 1

  • 김영수(엘리야)

    2012.05.04 18:35

    김홍일신부님의 묵상기도 훈련강의가 기억 나네요.
    자료실에 오랫만에 들어 왔는데 참 좋은 내용인데 계속 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묵상기도를 자꾸 잡생각이 떠올라서 참 어렵습니다.
    긴 시간도 없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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