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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가 해라 (부스러기가 꽃이 되다)
  • "하나님, 너무 바쁘시죠? 요즘 한국에 끼니를 챙겨줘야 할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그래도 부스러기 아이들은 절대 잊으시면 안 돼요. 아시죠?"


    그 날도 나는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기도하며 떼를 쓰고 있었다.부스러기사랑나눔회를 이끌어온 지 19년째, 그동안 나의 삶은 그야말로 지하철 같았다. 어둡고 춥고 낮은 곳을 쏜살같이 달려왔으니까. 가난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 특히 아이들을 돕기 위해 한 많은 일들은 하나님이 아니셨다면 시작도 못할 일이었다. 그런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후원의 손길도 부쩍 줄었다. 가정경제가 어려워지고 청년 실업자, 실직한 가장, 신용불량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나그네처럼 떠돌고 있었다.

    "아직도 부스러기 장학생 50명의 장학금이 마련되지 않았어요. 우리가 꼭 도와줘야 하는 아이들인데 어떻게 해요?"

    "후원 신청자들도 많이 줄었어요. 금액도 문제지만 관심이 줄고 있는 것 같아서 큰일이에요."

    전날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내게 호소하듯 한 얘기들이 떠올랐다. 그러나 나라고 다른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하나님께 조르는 수 밖에 없었다.

    "하나님, 부스러기에 연결된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아시죠? 안 도와주시면 큰일 납니다. 도와주실 줄 믿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여느 때처럼 신문을 펼쳤다. 그런데 새해 벽두부터 우울한 소식들이 신문 사회면을 가득 메웠다. 대학원을 졸업한 석사 가장이 실직을 당하여 아기에게 먹일 분유 세 통을 훔치다 경찰에게 잡혔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대구에서는 굶어죽은 네 살배기 아이가 장롱 속에서 발견되었는데 사인을 믿지 못한 어른들이 아이를 부검까지 한 후 결국은 아사라고 발표했다. 부산에서는 고아 출신 미혼모가 아기를 아기를 낳았지만 잘 먹지 못해 젖이 나오지 않고 돈이 없어서 분유도 먹이지 못해, 태어난 지 사흘 된 아이가 설탕물만 먹다가 죽었다.

    '과거에는 정말 굶어죽을 지경의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했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배고픈 정도가 아니라 굶어죽는단 말인가.'

    나는 도무지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다리가 덜덜 떨리고 칼에 벤 듯 가슴이 아팠다. 스스로를 질책하는 목소리가 가슴을 후벼 팠다.

    '너는 그동안 뭐하고 있었니? 목사라면서, 사회복지사라면서, 2003년 12월에는 아동복지법을 재개정 하느라 죽도록 뛰어다녔다면서 귀한 어린 생명들이 죽었잖아.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생명들이 다른 이유도 아니고 굶어서 죽다니..."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자꾸 눈물이 났다. 그리고 어디선가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다음날 새벽기도회 시간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기도를 드리려 해도 전날 본 신문기사 내용이 계속 떠올랐다. 다른 기도는 할 수가 없어 굶어 죽은 아이들을 위한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 지금 이 시간에도 제가 모르는 어느 곳에서 아이들이 굶어 죽고 있나요? 어떻게 해야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지킬 수 있을까요? 아이들의 생명을 지켜주세요. 왜 그 불쌍한 아이들이 죽어야 했나요? 하나님이 믿는 사람들에게, 교회에게 '네가 도와주거라, 살려내거라' 그러기만 하셨어도 안 죽을 수 있었잖아요!"

    나는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되어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너누 속상한 나머지 나중에는 하나님을 원망하며 통곡했다. 기도회 시간에 틀어주는 바이올린 연주곡이 아이들의 울음소리처럼 구슬프게 들렸다. 그렇게 함참 울다가 나 자신을 돌아보니 아이들이 굶어죽은 것이 다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형편에는 죽기 살기로 해왔지만, 더욱더 철저하게 아이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했다. 그동안 부스러기사랑나눔회와 연결되지 않은 아이들이 제도적인 도움을 받도록 노력했지만 재정이 턱없이 부족했다. 가난한 이들을 알게 되면 그때그때 도움을 주느라, 불경기에 후원금이 줄어들까봐 전전긍긍하느라 몸과 마음이 너무 바빴다. 그러면서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여 너무 좁은 영역에서 결식아동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나님, 잘못했어요. 다 제 책임이에요. 내 새끼 3,000명만 끌어안고 사느라 다른 아이들이 배고파 죽는지 몰랐어요. 제가 굶더라도 아이들이 배고파 죽는 것은 막아야 했는데 용서해주세요."

    나는 부끄러워서 하나님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때 갑자기 내 귀에 들리는 음성이 있었다.

    "네가 해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교인들은 새벽기도를 마치고 모두 집에 가고 없고 제단 위에서 남편인 정 목사만 기도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네가 해라' 는 것은 주님이 주신 말씀이다! 나는 엉엉 소리 내어 울면서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주님, 제가 할께요.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에게 지해를 주세요."

    나는 기도를 마치고 눈을 떠 제단 위의 돌 십자가를 바라보았다.

    .
    .
    .
    그 후 하나님과 함께 강명순 목사님은 빚나2020운동을 만든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과실을 맺게 하고
    또 너희 과실이 항상 있게 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니라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명함은 너희로 서로 사랑하게 하려 함이로라(요 15:16,17).」

    -부스러기가 꽃이 되다...中-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올리는 글이라 무척이나 흥분이 됩니다.
    오늘은 어떠신가요?
    저요? 저는 지금 선교사님 집에서 무척이나 좋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답니다.
    선교사님은 저에게 있어서 스승과 같으신 분이시고
    그런 분과 같이 있는다는데 어느 누가 기뻐하지 않을까요.

    부스러기가 꽃이 되다. 라는 이 책은 선교사님이 빌려주셔서 읽게 되었습니다.
    한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감동이 나오며 눈물이 흐르는 그런 책입니다.
    그리고 위에 이야기는 그 중 하나를 제가 타자로 쳤기 때문에 중간 이야기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뒷 부분을 원하신다면 사세요!! (아니면... 서점에 가셔서 몰래 읽으셔도 됩니다. ㅎ)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왔고 행복한 사람인지 새삼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굶어 죽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건강하라고 먹는 음식이 아까울 정도입니다.
    내 몸은 내 몸이 아니니 더욱 열심히 챙겨서 먹으려고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냥 가끔씩 점심을 먹으면서 점심을 굶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눈물을 글썽이고 점심을 먹기 싫다고 던져 버리는 미국 아이들(모두가 아닙니다)을 보면 화가 납니다.
    또한 점심을 굶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가 나옵니다.
    밥을 먹으면서 그런 감사가 나오지 않는다면 혹시 지금 이 순간 너무 잘 살아서 그런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
    .
    .
    이 이야기의 제목 자체가 '네가 해라!' 입니다.
    네가 해라... 어떤 사람들에게는 우습게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저의 가슴을 콕 찌르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언젠가 한 번 이런 이야기를 주님께 한 적이 있습니다.

    '주님, 왜 저 같은 죄인을 살리시기 위해서 죽으신 건가요? 이런 저 같은 놈은 그냥 죽여버리시지. 절 살리셨으니까 그 책임을 지셔야 됩니다. 이왕 사는 거 세계를 흔들 수 있는 주님의 일꾼으로 쓰임받기 원합니다.'

    라고 기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왕 남자라면 꿈을 크게 가져야 된다 라는 생각하에 세계를 흔들 수 있는 자가 되자고 기도를 했습니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바울보다도 더 큰 일군이 되자 라는 것이 제 꿈입니다. 작은 꿈을 같고 있는 것 보다는 큰 꿈을 그리는 것이 훨씬 났다고 생각하는 저이기에...
    하튼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주님께서도 제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은성아. 네가 해라"

    그 말씀에 '아~ 주님~'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무엇을 하라는지 몰랐기에 물었습니다.

    "많고 많은 일들 중에 무엇을 하시기 원하십니까?"

    아직 답변이 없으십니다. 그러나 뭔가를 알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미국 얼바인에 있는 온누리 교회를 갔었을 때 입니다.
    거기서 동영상을 보았는데 그 내용 안에 하우석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랑은.. 죽음이에요!!"

    그 때 알았습니다. 아니 저보고 하라고 하시는 것 갔았습니다. 그 한마디는 '죽어라'.
    다른 사람을 위해 죽는 다는 것, 다른 사람을 위해 내 한 인생을 바친다는 것.
    또한 그것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죽으라는 것.
    항상 주님의 길을 따라가게 해 주세요. 라고 기도했지만 그 때는 그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알겠습니다.
    바로 죽으라는 것. 바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저에게 그 일을 하라고 하시는 것 갔습니다.
    ... 죽어라...

    형제, 자매 여러분.
    죽는 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당신의 죽음은 과연 무엇입니까?

댓글 3

  • 임용우

    2008.01.21 14:10

    은성아! 다시 글로 만나니 좋구나. 주말이 되어 선교사님 댁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니 감사하구나. 영혼들을 죽기까지 사랑한다는 것은 진정 주님을 아는 자만이 선택하는 길이겠지.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1224)
  • 김장환 엘리야

    2008.01.21 14:47


    은성이가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있구나...
    죽음?
    매주일 예수님의 성체와 보혈을 먹고 마시는 우리는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매일 죽는 존재이지.... 오직 복음을 영화롭게 하기 위하여!

    매일 죽고 매일 부활을 경험하는 은성이가 되고 내가 되고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하자꾸나....
  • Profile

    강인구 ^o^

    2008.01.21 15:17

    은성~
    너를 보면 이 아저씨는 말이야...
    네가 하얀 새 도화지에 새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네 미래가 참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 부럽기도 하다는 거...
    이 기분 알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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