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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처녀 총각 기쁜 청년회의 기쁜 수련회
  • 조회 수: 3124, 2008-08-21 21:29:57(2008-08-21)
  • 제가 교회를 다니게 된 계기는 학생회 수련회였습니다.
    풋풋했던 열여덟, 고2. 벌써 이십년 전이네요...ㅎㅎㅎ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 따라 수련회를 갔다가 덜컥.. 붙잡히고 말았죠.
    세상에나...이런 세계가 다 있나 싶은게....^^
    당시 불교에 심취해 있던 저에게 교회는 또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이번 수련회 역시 내 인생 첫 수련회만큼이나 오래 기억될 또 하나의 수련회가 될 것 같네요.

    처음 성공회 제자교회를 출석하면서 든 생각은,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나와 한동안 방황하다 어렵게 선택했던 터라... 몰래몰래 조심조심 예배만 참석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오래 다니게 될지도 모르면서 이일 저일 나서지 말자!!
    쉬..사람들에게 정을 주지도 받지도 말자!!
    하지만 다행히 주일날 점심에 흰쌀밥을 주니 밥은 꼭 먹구 가자!! <- 자취하는 라면쟁이 총각에게 흰쌀밥이란.... 어후 ~ ^^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지내면서 101반도 마치고 입교를 할 때 쯤 되니까 주일날 꾸뻑 꾸뻑 인사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더군요.
    그러한 중에도 한동안 어색하고 걸리는 문제 하나가 있었으니,  
    나이와 소속.
    3학년 7반인데, 결혼 무경험자라....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는 청년회가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나이로 묶여 덜 어색했는데
    이곳에선 처녀 총각은 나이와 무관하게 청년이라니...
    어쨌든 결혼 무경험으로 인해 총각으로 남은 나는, 소속되어진 곳이 처녀 총각 그래서 기쁜 청년회.
    그런데 처음엔 청년들이 출석을 하기는 하는지 보이지도 않고,
    어디 있는지 모이는 것 같지도 않고...
    ...

    그 청년들이 모여 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함이 하늘을 찌르는 듯 했습니다.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나...
    이 나이에 어린친구들 노는데 끼었다가 주책없다는 소리나 듣는 것은 아닌가...
    그래!! 다행히 요한, 아퀼라선생님도 있고 준석, 광국이도 있고...
    그래도 비슷한 또래가 있으니까...함께 묻어가자!!’

    요한선생님 형님이 준비해 주신 별장은 너무나 이쁘고 아늑했습니다.
    TV드라마에서나 봄직한 숲속의 별장.
    넓은 거실과 아름다운 실내장식.
    아기자기한 정원과 텃밭.
    야외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된 야외식탁과 조명.

    도착해서 대충 짐을 정리하고
    모두 함께 식사준비를 했습니다.
    고기를 굽고 냉면도 준비하고 요한선생님 형님께서 준비해주신 옥수수며 텃밭에서 딴 고추며.. 또 준비해간 밥과 반찬들로 풍성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광국이는 출발 전에 고기가 많이 남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당일 아침 생각보다 수련회 참석인원이 적었던 것이죠.
    그런데
    한명 두명 늘기 시작하더니 12인승 봉고차에 12명을 꽉꽉 채우고 출발을 했더랬습니다.  
    뒤늦게 버스를 타고 온 찬화, 지현이를 위해 고기를 더 사야했죠.

    찬양과 말씀 그리고 기도...

    은혜의 시간을 보내고 윙크게임으로 레크레이션시간을 시작했습니다.
    주고받는 윙크로 사랑은 싹트고...  
    받지못한 윙크로 미움도 싹트고...
    서로 어색했던... 아니 나 혼자 어색해했던 분위기는 많이 환기되어 웃기도 하고 크게 떠들게도 되더군요.

    그런데...
    12시...

    이럴수가...
    혼자 남았습니다.
    묻어가고자 했던
    요한 아퀼라선생님도 가고...
    준석 광국이도 가고...

    젊은 청년들 사이 꿋꿋하게 홀로 남아 새벽 4시가 넘도록 자리를 지켜내야 했습니다^^
    지지리도 운이 없어
    한 번도 마피아를 잡아본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떳떳한 시민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까지 남아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의 어색함은 어디로 갔는지 너무 많이 떠들어서 너무 쉽게 죽어버리곤 했습니다....^^  
    말이 너무 많다고 시민도 마피아도 그냥 죽여버리더군요...ㅋㅋㅋ

    그렇게 첫날은 지나고 둘째 날이 밝아 왔습니다.

    ㅋㅋㅋ 이런 이런 둘째날을 써야 하는데 쭉쭉 써 내려가다 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둘째 날은 누군가가 이어서...ㅎㅎㅎ

    제게는 즐겁고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믿음에 대한 회의... 목회자와 신앙인들에 대한 실망으로 교회를 떠나 오랫동안 방황해 왔던 터라 마음이 많이 굳어 있었는데 이번 수련회를 통해 다시 흐물흐물 하나님 앞에 많이 물러지는 계기가 되었네요.

    한동안 제자교회 청년회도 방황(?)했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이번 수련회를 시작으로
    제자교회 청년회가 새롭게 거듭나
    처녀 총각이라서 기쁜게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하나님께 감사가 넘쳐나 기쁜 청년회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   - 빌 3: 16,17

    모두들 수고하셨고
    모두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

댓글 6

  • 김장환 엘리야

    2008.08.21 22:15


    또 한명의 주필 탄생이 예고 되는 터라.... 므흣!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임용우

    2008.08.21 23:40

    청년회 큰형님으로 동생들을 잘 챙기고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체력면에서도 어린 동생들과 부족함이 없어 그대를 젊은 청년으로 인정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Profile

    강인구 ^o^

    2008.08.22 09:13

    글을 읽으며 아주 익숙하고도 반가운 그런 마음이 듭니다. ^^

    나도 므흣! ... 그리고 축복~
  • 박영희

    2008.08.22 18:14

    자다가 물벼락 맞은 기분이 어떠신지요? ㅋㅋ 지송~~
    여행와서 화내겠어? 설마 하는 기분으로 두려운 맘을 감추며...
    아직도 표정이 잊혀지질 않네요...ㅋㅋ
  • 김돈회

    2008.08.24 21:14

    앞에서 화를 잘 못내고 뒤에서 화를 내는 성격입니다.
    그걸 남들은 "뒷끝이 있다."고 표현하더군요.

    절대..잊지 않는다!!!
    잊혀질때쯤 복수해야지...
    나로 말미암아 자다가 일어나 물에 빠지게 한 네자매...
    어느날 내가 뒷통수를 때리면 수련회 때문이야!!! ^^
  • 김광국

    2008.08.28 13:29

    ㅎㅎ 형님 글 읽기가 넘 편하고 좋은데요. 옆집 반바지차림 행님 보듯 편한 돈회형 고맙고 조아해요 ㅎㅎ 이번수련회 뿐 아니라 기쁜 청년회에 형이 계셔 넘 감사가 됩니다. 우리 심도있는 대화와 사랑을 더 나누어야 하니까 조만간 방에놀러갈게요. 같이 라면도 끓여먹고 등도 한번 밀어주삼 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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