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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싸움 이렇게 하라 (<Navigator칼럼에서 펌>
  • 조회 수: 2816, 2003-04-09 13:10:07(2003-04-09)

  • <부부 싸움이란?>

    부부싸움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대개는 이 질문을 던지면 근심하는 것 같다. 안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실은 자주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결혼한다고 신고하러 찾아오는 예비부부에게 맨먼저 권면하기를 “부부싸움 많이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부부싸움을 안하고 있다면 부부간에 사랑과 관심이 없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부부는 서로 전혀 다른 금성인과 화성인이 만나서 사는데 사고방식도 다르고 습관도 다르니 얼마나 이해가 안되고 불편한 점이 많겠는가?  피할 수 없이 이리 부딪치고 저리 열받다가도  때로는 우스워서 배꼽을 잡으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 부부의 모습이다.

    결혼생활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자아상이 서로를 향하여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서 일치하기 까지 쉬지 않고 전진하는 삶의 형태다. 각자의 자아상은 지금까지 신성불가침의(?) 자존심으로 고이 보존해 왔던 것인데 여기를 파고 드니 부부싸움이 아플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부부싸움은 이 두개의 자아상을 합치는 데 있어서 촉매제다. 이 두 자아상이 하나로 합쳐져야만 통하지 않는 것이 없는 마치 한 사람처럼 움직이는 부부일심동체가 되는 것이다. 이쯤 되어야 부부라고 할 수 있다.

    부부 싸움이란, ‘자기가 배우자에 대하여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때에 둘러대거나 애매한 표현으로 하면 안된다. 무엇이든지 다 말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정직하게 자기의 감정상태를 다 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우자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관심이 필요하다. 그런 연구없이는 좋은 부부, 좋은 가문만들기란 어렵다. 그러니 좋은 부부싸움하기도 간단치가 않은 것이다.  

    요즘 맞벌이 부부에게 물어보면 ‘우리는 부부싸움하지 않고 잘 살아요’한다. 나는 그런 대답을 들으면 그 부부에 대하여 심각한 염려를 한다. 오죽하면 부부싸움할 거리를 찾지도 못하면서 일만 하는 부부일까 해서다.


    <부부싸움 제1규칙-카드 한 장 이상 안갖기>

    부부싸움의 제1규칙은, ‘카드를 한 장 이상 안갖기’이다.

    카드가 무엇인가 하면 배우자에 대하여 생긴 불편한 감정을 말한다.



    전래로 우리나라에서는 시집가는 딸을 붙잡고 마지막 부탁하기를 ‘참을 忍자 세번 외우면서 이해하라’ 고 한다. 이것은 천부당 만부당한 가르침이다. 마음 속에 참고 눌러둔 아픔은 치유하지 않으면 죽을 때 까지 가지고 가는 법이다.  

    쓴뿌리가 되어 배우자와 자녀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을 고통받게 하고 그도 모자라 그 상처를 자녀들에게 유전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 부모들은 죽을 때 까지 서로를 ‘원수’라며 살았던 것이다.

    아무튼 참고 이해한답시고 참고 또 참고 하면서 카드를 여러 장 쌓아두면 안된다. 카드가 여러 장 쌓이게 되면 결국에는 ‘폭탄’이 되어 상대의 목숨까지 노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너무나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카드가 한 장 생기면 곧바로 정직하게 그 감정을 나누어야 한다.  

    그러면 화낼 일도 없고 과격한 방법을 쓸 필요도 없게된다. 서로 지혜를 발휘해서 상대를 아프게 하지 않을 방법으로 그 날 안에 서로 있는대로 정직하게 나누고 해결해야 한다. ‘자기야, 인생공부하자….!’


    <부부싸움 제2규칙-싸우지 않기>


    부부싸움의 제2규칙은 ‘싸우지 않는 것’이다.

    감정은 죄가 아니므로 감정을 표현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효과적이다. 감정표현이 죄가 되기 위해서는 화냄, 폭언, 미워함, 물건  집어던지기,구타-이런 것은 살인죄에 가깝다- 더 나아가서는 짐싸기, 폭음, 외박, 냉전, 외도, 또는 울면서 토라지는 것 -이런 것은 하나님이 짝지은 것을 스스로 나눈 죄에 가깝다-등 과 같은 ‘싸우는 현상’이 나타났을 때다.  

    이런 방법은 언제나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들이다. 손쉽다고 그것을 택하는 것은 아이들이나 하는 유치한 짓이다.  

    싸우지 않기 위해서는 ‘카드 한 장’ 규칙을 지키는 것이 선결이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끝까지 다하여야 하고 또 존중하며 들어야 한다.

    서로의 기존관념과 가치관을 부수는 공동작업시간이 되어야 한다. 깨버린 자리에 두 사람이 지혜를 짜서 만든 두 사람만의 새 질서와 방법으로 채워야 한다. 그러다 보면 밤새워 대화하는 날이 생기게 될 것이다. 부부 안에서 그보다 아름다운 모습은 없다.

    카드를 내미는 쪽은 사랑을 가지고 말해야 하고 듣는 쪽은 말하는 이의 감정 상태를 감정이입하며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

    상대가 말하는 것은 ‘틀렸다(誤)’가 아니라 ‘나와 다르구나(異)’일 뿐이다.  

    성장과정에서 가졌던 습관이나 가문의 관습, 자기 철학을 깡그리 부셔버리라. 이런 것은 ‘서로를 이해’하는 데 있어 장애물일 뿐이다. 두 사람이 함께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 만큼이 그들 가정의 카테고리다.  ‘자기야, 오늘 밤 샐까?’


    <부부싸움에도 질서가 있다>

    아내는 결정권을 쥔 권위자인 남편에게 순종할 마음의 준비가 있어야 하고, 남편은 아내의 지혜를-그렇다, 아내의 이야기는 모두 지혜덩어리다- 사랑으로 다 수용할 권위자로서의 넓은 가슴을 먼저 준비해야 한다. 부부 관계가 상하관계를 바탕으로 된 질서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다 하여 남편의 의견은 항상 불변이고 아내의 의견은 항상 수정 처리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두 사람의 공동체에서 대화할 때에 질서를 세우면서 해야 한다는 것이고 누가 의견을 내었든지 그 의견은 ‘우리의 현안사항’으로 객관화(Objectivity) 해놓고 처리해가야 한다.  부부싸움에서 권위의 질서가 깨지면 대화가 깨지고, 어긋난 관계는 그 누구도 이어줄 수 없다.  

    가정은 부부 두 사람의 <주권독립체>이기 때문에 그 누구라도 –양가 부모라도-그 어떤 기존관념이나 사정이라도, 두 사람 가운데 끼어 들어서 부부 싸움의 원인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지혜롭게 경계해야 한다.   배우자와 자기 가정의 문제 보다 우선하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질서를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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