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Koinonia - 체험의 의미
  • 조회 수: 1599, 2019-06-23 22:01:28(2019-06-23)

  • 오제민 다윗 사제


     저명한 영국의 칼럼니스트였던 버나드 레빈(Bernard Levin)은 언젠가 '인생은 거대한 수수께기이다. 그러나 그 의미를 발견할 시간이 없다.'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는 그 글에서 자신이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칼럼니스트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꿈을 좇느라 현실을 낭비' 했을까봐 두렵다는 고백을 남기며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죽기 전에 내가 왜 태어났는가의 의미를 찾을 시간이 있을까? 나는 아직 그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방치해 두는 것은 분명히 위험한 일이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를 알아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그것이 우연이었다고는 믿지 않는다. 또 만약 우연이 아니라면 반드시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리스도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인생의 의미에 대한 여러 가지 세상의 대답들이 불충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 한 글들을 그 후로도 여러 편 남기게 되었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얻을 무엇인가를 찾는데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내적인 참 평안을 얻기 전, 세속의 성공으로부터 시작하여 문학, 과학, 철학의 전 영역을 연구했던 러시아의 대문호 레오 톨스토이가 방황의 시기에 찾을 수 있었던 유일한 답은 "무한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무한히 작은 입자들이 복잡하게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라는 한 마디 명제였었습니다. 


     역사 속의 신학자들은 이와 같은 인생의 참 진리는 초월적이며 궁극적인 실체와의 만남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타인이 나에게 줄 수 있는 현학적인 교훈이 아닙니다. 내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동도 아닌 것입니다. 


     동시에 이 원리는 우리를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도 해당되는 근본 원리입니다. 부모나 가족의 신앙이, 성서에 기록된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나의 심금을 울린다고 하여도 그것이 본질적으로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중심을 움직이는 체험이 되고 있는지.. 하느님과 나 자신의 관계를 항상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세계사에 이름을 남긴 천재 파스칼이 세상을 떠난 뒤에 사람들은 그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한 낡은 겉옷의 앞섶에 무언가 꿰매어진 자국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다 헤어진 그 천조각에는 손으로 쓴 짧은 글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철학자의 신도 아니요, 수학자의 신도 아니었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삭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그리고 나의 하느님이셨다. 내가 하느님을 찾을 때에 그분은 숨어버리시더니, 내가 하느님 앞에 엎드릴 때에 그분이 나를 품어주셨도다." 

     그것은 파스칼이 30대 때에 생생하게 경험한 신앙 체험 후, 평생을 잊지 않기 위해 옷 속에 품고 있었던 자신 만의 신앙 고백문이었던 것입니다. 그에게 있어서 자신 안으로 들어오신 그 하느님은 더 이상 목회자의 설교 속에 계신 하느님이나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화석과 같은 분이 아니셨습니다.


     모든 것의 창조주이신 그 분께서 작디 작은 피조물의 안으로 들어오신 성육신의 사건! 그러한 놀라운 체험의 사건이 우리 모두의 인생 가운데에도 임하시길 기도합니다. 

     그래서 내가 아버지 안에 아버지께서 내 안에 거하시는 신비가 우리 모두에게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습들로 이루어져가길 바라고 소망합니다.

    Profile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3601 청지기 2413 2022-09-19
3600 청지기 1961 2022-09-12
3599 청지기 2328 2022-09-06
3598 청지기 2329 2022-08-29
3597 청지기 2205 2022-08-23
3596 청지기 2020 2022-08-17
3595 청지기 1858 2022-08-07
3594 청지기 2069 2022-08-01
3593 청지기 2099 2022-07-24
3592 청지기 1827 2022-07-19
태그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