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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목서신 - 더워도 여름은 지나간다 !
  • 조회 수: 49, 2019-07-21 23:16:47(2019-07-21)

  • 더워도 여름은 지나간다 !



      사랑하는 교우님들, 더위에 얼마나 힘드신지요?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서 불쾌지수는 평소보다 훨씬 높겠다 생각됩니다. 


    수련회의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청년들이 모여 강원도 동해를 향해 설렘과 염려를 모두 안고 출발하였습니다. 서로의 삶의 스타일과 패턴이 달라서인지 평소에는 잘 모이지 못하다가 이번에는 서로 작심한 듯, 모여보자, 함께 하자는 모습으로 지도신부님을 합해 열 네명이 참가합니다. 그래서 유난히 설레이고 기대가 많지만, 하필 남쪽에서 올라오는 태풍 때문에 비와 바람 등에 대한 염려가 없지도 안겠죠. 허나, 이러든 저러든 함께 모여 바닷가로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신이 날까요!  청년과 학생들, 주일학교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신나는 교회, 평일에도 교회가 그리워지는 교회가 돼 볼 수 있을까 바래보지만 이건 과욕이겠지요? 하지만 천리길도 한걸음부터이고, 우리 제자교회의 저력과 전통을 잘 살리면 이 또한 불가능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 월요일 저녁(15일)에는 서울의 효자동에 올라갔습니다. 교회소식 시간에 안내된 대로 그곳에 격려와 위로의 ‘비빔밥 식사’를 섬기기 위해서였죠. 어떤 형태의 파업과 농성등도 정치적인 성향을 띠기 마련입니다만, 해당 주일 본문처럼 착한 사마리아인이 강도 맞은 사람을 섬기는 심정에서 저는 이 일이 기획되고 진행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은회를 중심으로 한 분께서 우려와 당부의 말씀을 저에게 하셨습니다. 귀하게 듣고 잘 새기며, 가급적 정치적인 의도에 노출되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갑자기 실직을 당한 이웃을 그저 위로하고 따스한 밥 한끼 섬긴다는 심정으로 그곳을 향했던 것이지요. 그 날 낮에 흠뻑 내린 비를 그분 들은 온몸으로 맞으신 듯해서 짧지 않을 시간을 다 들여 성찬례를 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하고, 그저 2-3분 위로의 말씀과 더불어 하느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짧은 기도를 하고 배식봉사를 하였답니다. 기도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낯이 익은 한 자매님이 달려와 제 손을 꼭 잡았습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했습니다. 


    ‘신부님, 안녕하세요? 저 아시죠? 송*교회 ***입니다.’ 

    ‘아, 네. 여기는 어쩐...’


    그 자매님은 파업을 알리는 유니폼을 입고 있었습니다. 


    ‘네 신부님, 저도 여기 일원이에요. 저도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되어 평생 데모라고는 근처에도 안가던 저인데...’


    마음 한구석이 아파왔습니다. 아, 이게 남의 일이 아니었구나, 우리 교우의 삶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신부님, 우리 성공회가 이렇게 고맙기는 처음이에요, 신부님과 제자교회 때문에 성공회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그 자리에 위로하러 갔다가 저는 마음이 정말 뭉클하고 오히려 제가 크게 위로를 받았습니다.  저는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넉넉지 않은 형편에 박봉으로 그나마 생활하던 그분들이 한꺼번에 대량 해고된 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만일 내가 그 해고자의 한 사람이었다면 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몇몇 어르신들의 충고를 깊이 새깁니다. 더 신중하겠습니다. 또한 당일 식사준비와 참여로, 봉헌으로, 기도로 함께 하신 모든 교우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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