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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목서신 - 2018년 3월 17일
  • 조회 수: 55, 2019-03-17 19:02:24(2019-03-17)

  •  촉촉이 내리는 봄비 - 성령


    1. 돌풍이 불더니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갠 뒤에 성당 마당 여기저기에 핀 들풀을 보았습니다. 모처럼 내린 빗물을 잔뜩 머금어서인지, 풀과 싹들은 유난히 돋보이고 반짝거렸습니다. 며칠만 지나면 앞다투며 자신의 존재를 사방에 드러내겠지요. 제 때에 뿌려주신 봄비가 얼마나 소중하던지 새삼 느끼었습니다. 

      새봄에는 유난히 기대가 많습니다. 아득하게 지나간 겨울에는 감히 상상을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꿈꾸게 됩니다. 육신이 연약함을 인정한다 하여도 계절의 변화가 가져오는 인생의 상상력은 변화무쌍하여 인간의 작음을 실감케 합니다.  

      새로운 생명들이 합창을 하듯 기지개를 켜고 온 누리에 생명이 충만하듯이 우리네 인생에도 새 기운이 감돌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더욱 그렇습니다.


      2. 그리스도인에게 생기를 부어주시는 분을 우리는 ‘성령’이라 칭합니다. 사실 성부 또는 성자라 칭하기보다 성부 하느님, 성자 하느님 하듯이 성령 하느님이라 부르는 것이 합당합니다. 하지만 유독 성령을 객체화시키거나, 힘 또는 작용 정도로 이해하시는 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성령 하느님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논리적이고 신학적인 개념 정의에서 보다, 실제로 신앙생활 가운데 느끼게 되는 그분의 성품과 사역을 통해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분은 메마른 우리의 심령을 봄비처럼 적시어주는 일을 하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신앙이 팍팍하고 말씀에 마음과 귀가 무디어져 갈 때 우리는 교회에서 혹은 자기 자신의 골방에서 나즈막히 그분을 부르거나 간절하며 애절하게 그분의 임재를 청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그분은 이미 우리 곁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시며 우리의 삶과 신앙에 생기를 불러일으키십니다. 마치 봄비에 만물이 반응하듯이 성령의 사역 속에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춤추고 반응합니다.  


      3. 예수께서 광야에서 40일을 금식과 기도로 보내신 기간에 주님은 아버지의 뜻과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자각하는 시기였습니다. 메시야로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며 백성들에게 그 구원의 메시지를 발하실 준비를 하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일은 성령께서 주도하십니다. 사순절을 지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기도와 근신, 돌아봄과 돌이킴을 통하여 우리 신앙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또 갱신(更新)하는 절기입니다. 

      여기에 필수적인 것이 바로 성령 하느님의 채우심과 인도하심입니다. 봄비에 만물이 촉촉해 지듯이, 성령의 봄비에 우리 자신을 개방하여 하늘의 은총을 차분히 머금고 나와 주변을 새롭게 싹 틔우는 복된 절기가 바로 지금입니다. 

      

    이르시되 내가 은혜 베풀 때에 너에게 듣고 구원의 날에 너를 도왔다 하셨으니 보라 지금은 은혜받을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고후 6:2/개역개정)


    4. 사순절기는 추수감사절에 맞닿아 있습니다. 사순절기는 내 삶에서, 공동체의 삶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듬뿍 받아, 열매 맺는 삶으로 나아가는 관문과도 같습니다.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모든 것을 버리시고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성자 예수님에게 더욱 All-in 하는 시기입니다. 예수를 먹고 마시고 예수로 말미암지 않은 것들을 버리고 예수로 인해 거듭난 새 인간, 나와 우리를 존중하고 잘 다독거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추수의 시기에 사순절의 신앙이 나타납니다. 그러기에 오늘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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