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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님 나라
  • 조회 수: 1814, 2015-01-05 12:56:13(2015-01-05)
  • 하나님 나라

     

    가끔 말씀을 묵상합니다. 때로 한 본문을 가지고 몇주씩 묵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처음 잘 이해가 안되던 말씀이 시간이 갈수록 구슬이 꿰어지는 것처럼 깨달음이 오기도 합니다. 오늘 말씀은 지난 이십여일간 묵상을 했던 말씀인지라 나름대로 은혜가 되어 함께 나누고픈 마음이 있습니다.

     

    요한복음서에 나오는 니고데모와 예수님과의 대화입니다. 한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온 니고데모가 한마디 합니다.

    선생님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고서야 누가 선생님처럼 그런 기적들을 행할수 있겠습니까?’

    정말 잘 들어두어라, 누구든지 새로 나지 않으면 아무도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그동안 수없이 그냥 지나쳤던 저 말씀이 왜 그랬는지 이십여일 전 그날,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를 울렸습니다. 우리가 새로 나면(거듭나면) 하나님의 나라를 눈으로 볼수 있다고 합니다. 니고데모는 이해할수 없었지요. 니고데모의 표현에 의하면 누가 선생님처럼 그런 기적들을 행할수 있겠습니까라는 걸보면 이 즈음은 예수님이 사역을 시작하고나서 웬만큼 시간이 흘렀던 것 같습니다. ‘기적들이라는 표현에서 적어도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꾼 첫 번 기적 이후일 것 같습니다. 소문이 꼬리를 물고 니고데모에게까지 전해진 거지요.

     

    한가지 물음이 떠올랐습니다. 이 즈음에 열두제자들은 새로 거듭났을까...

    아니오, 아직 거듭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후로도 끊임없이 제자들이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질문을 하니까요. 하나님 나라가 그들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예수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새로 거듭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계속해서 비유로 하나님 나라를 설명해 주시지요. 제자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기 얼마 전까지도 거듭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하늘나라에서 누가 크냐는 엉뚱한 질문을 쏟아내거나, 제배대오의 어머니가 와서 하나님의 나라가 서면 두 아들을 좌우편에 앉혀달라는 말에 나머지 열 제자들이 그 형제에게 화를 냈다고 하는 걸 보면, 그리고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두려움에 떨린 나머지 모두 흩어진 걸 보면 3년 내내 그들에게 예수님이 파워풀한 메시지와 그 많은 기적들을 보여주셨어도 제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이해할 수 없었고 그들의 눈으로 볼 수 없었습니다. ,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거듭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제자들은 언제 새로 거듭났을까하는 물음이 떠오릅니다.

    어림잡아 짐작하기는 부활한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혹은 부활후 사십일간 함께 계신걸 보고 나서야, 아니면 마가의 다락방에 성령이 임하고 나서야 제각각 거듭났을 것 같습니다. 그제서야 그들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가 무엇이었는지 그들이 이해했고, 두눈으로 직접 보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그 누구도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 묻거나 의문을 품는 구절이 나오지 않습니다. 새로 거듭났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떨거지들이 파워풀한 능력을 발휘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목숨을 겁니다.

     

    거듭난 사람이 한 명 더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이후 기독교인들을 박해하기 위해 다마스커스로 살기등등해서 가고있던 사울이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밝은 빛에 눈이 머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울은 당대 이스라엘 최고의 가문에서 나서 로마인의 신분을 가지고 최고의 스승인 가말리엘 문하에서 공부를 한 인텔리였습니다. 하고자 하면 못할 것이 없는 그가 눈이 멀어 단 한 걸음도 자기 스스로 걸음을 걸을 수 없는 지경에서 칠흑같은 삼일을 보냅니다. 그 삼일 동안 자신이 여지껏 쌓아놓은 가치관과 세계관이 완전히 뒤집히는 고통을 겪고 다시 눈을 뜹니다. 사도 바울로 거듭난 거지요.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눈으로 직접 목도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지금까지 가치를 두었던 사회적 신분, 명예, 지식 그 모든 것을 무가치하게 여기고 오직 예수(하나님 나라)만을 생명으로 여깁니다.

     

    이 즈음에서 다시 고개를 드는 물음이 있습니다. 저는 1984년에 세례를 받고 주님을 영접해서 2004년까지 20년 동안 교회를 열심히 다녔는데, 그리고 지금 다시 교회를 다니는데, 지금 나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가 내 눈에 보이는가.... 거듭났는가... 왜 그 오랜 세월동안 아무도 이 얘기를 나에게 안해줬는지...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예수님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다시 거듭나면 지금 현재 하나님 나라가 눈에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를 언급할 때는 항상 현재형을 사용했습니다. 볼까요.

    세례요한이나, 그 세례요한이 잡히고서 예수님이 갈릴리로 가셔서 사역을 시작한 첫마디입니다.

    회개하라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에 있다.’(Repent, for kingdom of heaven is at hand)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산상수훈이라고 하지요. 여덟가지 복있는 자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그중 여섯가지는 모두 미래형(shall)을 썼는데 하나님 나라를 언급한 두가지 복에는 의도적으로 현재형(is)을 사용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Blessed are the poor in spirit, for theirs is the kingdom of heaven.)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Blessed are those who have been persecuted for the sake of rightousness, for theirs is the kingdom of heaven.)

     

    우리가 죽어서야 볼수 있는 나라가 하나님나라이면 당연히 미래형으로 말씀하셨을 겁니다. 분명한 것은 살아서 볼수 없는 나라는 죽어서도 당연히 안보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살아서 안보이는데 사람이 죽어서 보인다면 굳이 예수를 애써 믿을 필요가 없지요. 힌두나 불교나 혹은 무교라도 죽으면 그 나라를 볼수 있다면 말입니다.

    예수님이 역시 현재형으로 니고데모에게 그러셨습니다.

    거듭나야만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있다.

    그 나라를 현재, 지금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즈음에 또다른 의문이 하나 듭니다.

    그러면 거듭나는 것이 부활한 예수를 만나야만 혹은 바울처럼 눈이 멀고 난리를 쳐야만 가능한 것인가...?

    그럴 리가 있나요. 거듭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그 과정이 어려운 것이 아니고 하나님 나라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거듭나는 것은 하나님이 값없이 주시는 은혜이지요. 그러나 하나님 나라에 관심이 없는 자에게 주는 은혜는 분명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서울 명동 네거리 복판에 서서 일주일동안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질문을 해봅시다.

    당신의 지금 주 관심사가 무엇인가요?’

    그 대답중에 자기의 최대 관심사가 하나님 나라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어쩌면 백만명 중에 한명일 것입니다. 마태오복음서에 보면 예수님이 이땅에 오신 이유가 하나님 나라를 소개하고 전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첫마디부터 온통 하나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하셨고, 죽으실 때까지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역설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예수를 믿는다고 교회를 다니는 천만 기독교인들이 하나님 나라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칼 합니다.

     

    동탄에 수많은 교회들이 있습니다. 그 교회들의 홈페이지에 보면 모두다 그 교회의 목사님들이 교회의 목표들을 게시해놨습니다. 그중에 하나님 나라문구를 내건 교회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세례받고 예수를 구주로 시인한 것을 거듭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라고 고백했던 베드로가 닭울기 전 그 예수를 세 번이나 부인하지요. 마지막까지도 열두 제자의 수장이었던 베드로조차 거듭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처음 예수를 영접하고 세례를 받아 그 기쁨에 6개월 반짝했던 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거듭나는 것이었으면 예수님은 6개월마다 십자가에 달렸다가 부활하셨어야 할 겁니다.

    무당도 접신을 하면 작두를 탈만큼 파워풀해집니다. 우리 예수님이 무당이 믿는 잡다한 신만 못하다면 제자들이나 바울이 한번 거듭나서 죽을때까지 갈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교회를 다니는 제 목표는 거듭나서 하나님 나라를 실제 눈으로 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듭나야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신앙의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즘에 드는 또다른 의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는 무엇이었을까요?

    그 수많은 기적들을 보여줘도 거듭나지 못했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거듭 난 뒤에 본 하나님 나라는 무엇이었을까요?

    대체 사람이 거듭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단연코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이 거짓말을 하신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마태오가 그 말씀을 잘못 기록한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훗날 마태오의 원본을 재해석해서 필사한 성서 사본 기록가가 잘못 번역한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1603년 잉글랜드 왕 제임스 1세가 40여명의 학자들을 모아 7년동안 성경을 번역한 공인 영어성경인 King James Version이 틀린 것이 아니라면,

    하나님 나라는 그때나 지금도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일을 하고 퇴근을 해서 잠을 자고 다시 아침에 일어나기까지 하나님 나라는 우리의 일상에서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 있다는 것입니다.

    네 삶에서 돌이켜라.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에 있다.”

    Repent, for kingdom of heaven is at hand.

     

    다음 기회에 제자들이 본 하나님 나라가 무었이었는지 나누겠습니다.

     

    *** 오늘 이 글은 사실 금요기도회 때 한번 나누고 싶었던 니고데모와의 대화입니다. 주제넘은 것 같고 모양새가 아닌 것 같아 이 자리를 빌립니다. 그냥 지난 20여일동안 묵상을 했던 내용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하나의 견해일 뿐입니다. 혹시 여러분 가운데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댓글 1

  • 김영수(엘리야)

    2015.01.05 12:56

    깊이 묵상하고 말씀을 되새기는 형제님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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