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공회에는 최고수장이 없다.

성공회에서 수장이라는 단어는 역사상 1529년의 영국의회에서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이 의회는 영국의 독립 자주권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로마교구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떠한 외국세력의 간섭"에서부터 자유라고 하는 선언을 하고, 재영성공회(Church in England, 영국 지부 라는 느낌이 들지요)에서 영국성공회(Church of England, 본토민들의 교회가 되겠다는)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이 개혁의회에서는 그 유명한 수장령(Royal Supremacy, 왕위지상권)을 발표하였습니다.

왕위지상권

"신앙상의 권위 또는 교구가 개혁 또는 수정을 시도할 경우, 그 과오, 이단 죄악을 검열하고 개혁 수정을 가하여 근절한다"는 권리가 왕권에 있다.
이 왕위지상권에 대하여 김성수 주교님이 번역한 도울리(Powel M. Dawley)의 '교회의 역사'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교회와 국가는 요컨데 '동일한 사회의 양면에 불과하다'는 모두 잘 아는 중세의 논설이 여기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왕위지상권은 국가정권의 신성을 설파했던 루터 교의의 영국판이었다. 당시 인간들에게도 이 설은 깊은 성서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시기의 사람들에게서는) 교회와 국가라는 것은 떼어 놓을 수 없는 동일 사회의 이명(다른 이름)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중세 때의 생각을 토대로 한 단일한 그리스도교 세계라는, 이미 기울여가는 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중세적인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1529년도의 수장령을 오늘날에 그대로 주장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종교개혁 시기는 교회가 세속 정치권력을 갖고 있는 중세의 말기이며, 캘빈파이든 루터파이든 개혁에 성공한 사람들은 중세의 통치권에 대항한 정치권을 형성한 사람들이고, 그들대로의 지역에대한 절대적인 정치권을 행사하게 되었지요. 즉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은 중세의 교회에 대항하는 초기의 종교개혁운동도 이러한 신정정치의 형태로 대항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왕권은 영국에서는 중상주의 절대왕조 시대에 절정을 이루다가 근대사회가 발전하면서 시들어갔지요.

2. 세계성공회의 구성

성공회는 교구를 중심으로 구성된 교회입니다. 교구는 장로교에서 말하는 노회 정도에 해당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교구의 장인 주교(bishop)의 신앙적 지도가 매우 중요하며, 미국에서는 성공회를 Episcopal Church(성공회, 어떤 이들은 잘못 번역하여 감독교회라고도 번역함)라고도 하지요.

저는 교회는 조직형태로 보아 세가지 교회가 있다고 봅니다. 카톨릭과 같이 모든 교회가 하나의 체계를 형성하고 있는 교회와, 개교회가 중심에 있고 개교회 간의 연합은 부수적인 위치에 있는 교회와, 교구 중심의 편재로 되어 있는 교회로 나눌 수 있겠지요.

모두 다 제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모두가 하나를 이루고 있는 교회는 참 커다란 실천력을 가지고 있겠지요. 개교회 중심의 교회는 그 지역특성에 맞게 자신의 책임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 좋을 것입니다. 성공회의 장점은 독특한 의회제도에 있습니다.

성공회의 의회(Synod)에는 주교원과 성직자원과 평신도원이 있습니다. 성직자원은 그 교구의 모든 성직자들이 참여하고, 평신도원에는 각 교회에서 대개 2명의 평신도 대표를 파견합니다. 이 대표들은 매해 각 교회의 교회위원회에서 결정합니다. 각 원별로 출석 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므로, 각각 독립된 의결권을 갖고 있습니다.

3. 람베스 회의(Lambeth Conference)

1867년부터 세계 성공회 주교들이 10년마다 모이기 시작하였다. 이 회의는 캔터베리 대주교의 소집으로 열리고 캔터베리 대주교가 의장을 맡습니다. 람베스 회의란 이름은 캔터베리 대주교가 사는 런던의 람베스 궁에서 회의가 열렸기 때문에 생겨났습니다.

세계성공회는 특별한 중앙 치리 기구가 없습니다. 세계 성공회는 38개에 달하는 독립적인 자치 관구 교회의 자유로운 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람베스회의는 이러한 38개의 관구 교회들이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시켜 나가는 가장 중요한 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람베스 회의는 참여한 교회에 대해 회의의 의견이나 결의를 통해 강제적으로 권한을 행사하지 않습니다. 람베스 회의의 목적은 "성공회의 주교들이 함께 모여 공동의 협의를 통해 세계 교회에 대한 치리를 논의하고, 이로부터 나오는 보고서와 결의안을 통해 세계의 각 관구 교회와 교구를 지도하기위한 자문을 얻는 것"입니다. 람베스 회의는 어떠한 법적 집행 권한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람베스 회의의 결의 사항은 세계 성공회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