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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목서신 - 기대와 소망 - 봄이 아직 멀지만
  • 조회 수: 3349, 2019-02-11 04:22:50(2019-02-11)

  •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과 동행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늘 마음에 새겨봅니다알렐루야!

     

    올해는 아직까지는 혹독한 추위나 폭설 등이 다소 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저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보면 그리움이 새록새록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동네방네 돌아다니면서 개울가로 혹은 과수원 마당으로 뛰어다니며 겨울을 만끽하던 시절은 비단 저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4, 50대 혹은 그보다 더 연장하신(年長)분들에게는 대개 있는 그림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눈도 많았고얼음도 많이 얼고처마 밑의 고드름은 서로가 따서 먹으려던 시절이 있었지요자기 전에 머리맡에 떠놓은 숭늉은 아침에 일어나면 꽁꽁 얼어있기 마련이었죠요즘이야 그런 진풍경은 난방이 고장나야만 연출이 되겠죠.

    이즈음에는 그러한 추억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미세먼지가 극심해서 숨쉬기도 불편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그 먼지가 어디서 생겨난 것인지는 많은 이야기가 있겠지만이 먼지와 더러워진 환경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호흡기 질환은 감기보다 흔해졌고요즘 아이들은 나가 놀기가 어려우니까 하루 종일 방안에 틀어박혀서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현대인의 삶의 질이 심각하게 저하된 게 불과 20여년 전의 일이라고 여겨집니다이렇게 망가진 자연환경은 과연 소위 말하는 불가역적인 것인가 하는 질문을 저는 가끔 자문해 보곤 합니다.


    아프리카에는 킬리만자로라는 산이 있습니다이 산은 지난 9000년간 끄떡없이 만년설을 지붕에 얹어놓고 건재해 왔습니다하지만향후 20년 후에는 이 만년설이 사라질 것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일치하는 예측이라고 합니다이제 지구는 더이상 인간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화석연료의 고갈과 삼림의 파괴해수의 오염과 전 지구적 쓰레기 대량생산과 이를 처리하지 못함으로 빚어지는 환경의 오염 등은 지구로 하여금 인류에게 그 어떤 기대도 가질 수 없게 하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곧 봄이 오겠지요며칠 전 교회 마당에 덮여있던 묵은 낙엽을 치우다가 그 속에서 살포시 녹색을 띠고 봄을 준비하는 이름 모를 잡초를 발견했습니다그렇구나,여전히 봄이 오고 있구나 하는 감탄을 자아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도무지 개선될 것 같지 않은 우리의 자연과 환경을 떠올리며 다소 우울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창세 때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신 말씀과 명령을 기억해 보고자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복을 내려주시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 온 땅에 퍼져서 땅을 정복하여라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를 돌아다니는 모든 짐승을 부려라!" (창세기 1:28)


    세상을 지으시고 모든 주권을 사람에게 위임하신 하느님은 인류가 당신이 맡기신 자연을 잘 관리하고 보호하고 이롭게 활용하시길 원하십니다이 사명이 현대의 교회에 가장 시급한 것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전쟁도기아도자연재해도 인간을 위협하는 커다란 두려움이지만환경의 파괴는 더욱 심대한그리고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합니다.


    며칠 전에 중국의 환경부 관리가 한국의 미세먼지는 중국 탓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하여 우리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 같습니다이에 질세라우리 측에서도 반박에 나서고 공방이 치열해 보입니다내 탓 네 탓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어떻게 하면 이 미세먼지를 저감시킬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미세먼지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거나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피분’(避坋-먼지를 피함)이 우리 삶의 최대 이슈가 될 것입니다.

     

    미세먼지의 원인은 크게 몇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국내적 요인으로는 공장에서 뿜는 연기자동차 매연발전시설에 나오는 연기일상에서 쏟아져 나오는 생활 쓰레기,그리고 국제적 기업 규모의 축산으로 말미암은 토지의 사막화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넘어오는 온갖 종류의 오염물질미세먼지 등을 꼽을 수가 있습니다이 원인들에 대한 다양한 억제와 절감 시도를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그러한 정책들의 실효성이 의문으로 남습니다과연 정부는 기업들의 반발과 저항을 무릎 쓰고서라도 정책을 뚝심 있게 펼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남습니다.

    지구환경의 파괴와 변이(變異)는 현대인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이대로 간다면 지구시계는 곧 종말을 의미하는 12시를 가리키게 될 것입니다.

     

    창세 때에 당신의 피조세계를 바라보시며, ‘좋았다멋지다를 연호하셨던그래서 그 세계가 아름답게 명명되고 보존되기를 바라셨던 하느님그 하느님의 수권자인 아담과 이브를 통해 성취하고자 했던 그분의 바람은 인간의 탐욕과 반역으로 말미암아이젠 절망과 파멸이라는 단어를 목전에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창조세계를 복원하는 것은 이 시대 교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었습니다. 1804년에 10억이던 지구의 인구는 이제 2050년이면 95억에 육박하리라고 예측됩니다.한정된 자원과 한번 파괴되면 복원까지 수십수백 년의 세월이 필요로 되는 자연환경은 이제 인간으로 하여금 지대한 관심과 보살핌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생활쓰레기를 최소화해야 할 것입니다불필요한 일회용 포장용기를 사용하는 제품을 가급적 멀리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재활용의 달인이 되어야 합니다. (본교회의 머그 사용은 얼마나 멋집니까?) 검소하게 절약하는 생활을 몸에 익힘으로 말미암아참된 제자도를 실현하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아울러 삶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환경친화적인 에너지를 선택해 사용해야 합니다냉방과 난방 시에 출입문을 닫아서 에너지가 새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불필요한 전등은 소등하고화려한 네온사인 등()을 자제해야 합니다환경보호협회에 가입하여 활동하거나이러한 단체들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격려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정치인과 경제인들에게도 크리스챤 시민사회가 강한 압박을 해야 합니다환경보호와 기후변화쓰레기 및 탄소에 관한 체계적이며 확실한 제도를 마련하도록 투표로의정참여로 또는 SNS를 통해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의 남용 금지를 일상화해야 합니다아울러가장 중요한 기도를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우리의 문제를 그분께 아뢰고 그분의 지혜와 도우심을 간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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